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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의 배달앱] ② 정무위·산자위·농해수위·환노위 관통…배민 송곳 난타 예고

왕진화 기자
[ⓒ배달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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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배달앱에 대한 난타전 국정감사(국감)이 예고된 가운데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신임 대표로 김범석 튀르키예 배달 플랫폼 트렌디욜 고 창업자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우아한형제들은 현재처럼 올해 말까지는 피터 얀 반데피트 임시대표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피터 얀 임시대표가 다음주 국정감사에 모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내주 시작되는 국감에서는 다수 상임위에서의 배달앱 수장들의 증인 출석 요구가 끈질긴 상황이며, 특히 피터 얀 임시대표를 원하는 곳의 상임위는 무려 4곳이나 된다.

먼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선 배달 수수료 논란을 일으킨 배달 플랫폼 대표들을 국감장으로 소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국감 증인·참고인 명단에 배민을 운영하는 피터얀 바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와 함윤식 배민 부사장, 전준희 요기요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정무위원회(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저우이) 국감에서도 배민 난타가 예고됐다. 주요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공정위 조사 내용 및 방향에 대한 질문이 예고돼 있어서인데, 그중에서도 공정위 국감에서는 ‘배민 배달플랫폼 수수료 인상 등’을 핵심으로 질의하기 위해 피터 얀 임시대표의 출석 요구가 신청됐다.

최근 공정위는 배민이 음식 가격과 할인 혜택 등을 다른 배달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입점업체를 강요했다고 의심하고, 조사 착수에 들어갔다. 즉, ‘최혜 대우’가 배민 내 이뤄졌다고 보고 있는데, 공정위는 이러한 최혜 대우가 배달앱 간 경쟁을 막고 수수료 상승을 초래하는 핵심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배민은 지난달 29일 “업주에 대한 최혜대우 요구는 지난해 8월 경 경쟁사가 먼저 시작했다”며 “그럼에도 이에 대해 관계 당국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당사는 올해 5월 배민클럽 회원 대상 무료배달을 시작하면서 방어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한 바 있다.

피터얀 반데피트 임시대표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도 출석 요구를 이틀이나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7일), 해양수산부(8일) 국감에도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다. 원산지 표기 위반 및 연륙도서 추가 택배비 부과로 인한 주민 생활물류서비스 제약 등이다.

오는 22일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간 국감 때도 김병우 우아한청년들이 박홍배 의원(더불어민주당) 신청에 따라 증인 명단에 올랐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의 물류서비스를 담당하는 곳인데, 중상해재해 빈번 발생으로 인해 출석을 요구받았다. 박 의원은 국감에서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한편, 효과적인 예방 조치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러한 가운데 신임 대표 내정자가 정해졌다는 소식에, 일각에선 배민이 이번 국감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태도도 중요하게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7월 이국환 대표의 사임 이후 반데피트 임시 대표가 현재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범석(오스틴 김) 트렌디욜고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사진출처 링크드인]
김범석(오스틴 김) 트렌디욜고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사진출처 링크드인]

올해 말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공식 절차를 거쳐 신임 대표를 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김범석 트렌디욜 고 창업자를 신임 대표로 내정한 상태다. 김범석 신임 대표 내정자는 국내에 알려진 정보가 적은 편이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그는 한국에서 출생한 후 미국 워싱턴 D.C 소재 조지워싱턴대를 졸업했다. 튀르키예 코치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트렌디욜 고 창업에 앞서 글로벌 플랫폼 ‘우버’(Uber)와 스페인 음식 배달 서비스 ‘글로보’(Glovo)의 튀르키예 조직을 설립했다.

특히 김 대표 내정자는 튀르키예에서 트렌디욜 고를 창업한 뒤 사업을 총괄해왔다. 트렌디욜 고는 튀르키예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인 트렌디욜(Trendyol)이 운영하는 음식배달 서비스다. 음식뿐 아니라 식료품 배달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 그는 교통 앱 ‘GelGit’의 최고경영자(CEO)도 맡아왔다.

이에 배민의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 내정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시켜 국내에서 배민이 퀵커머스 사업을 더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김 대표 내정자가 국내 시장 경험이 적다는 점은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이대로라면 김 신임 대표 내정자는 5년 연속 국감에 출석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관습을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취임 직후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경쟁사를 견제하면서도 입점 점주들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치열한 국내 배달앱 경쟁 속에서 시장 이해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민 관계자는 “아직 정식 선임 절차가 진행된 게 아닌 만큼, (김 신임 대표 내정자에 대한)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늦어도 올해 내로 신임 대표 선임 절차를 마친 뒤 새 대표 체제를 출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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