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목숨 앗아간 가혹한 노동환경"… 양종희 KB금융 회장 국감 소환 앞두고 콜센터 직원 발언 재조명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콜센터 부당해고' 관련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되면서, "가혹한 노동환경"을 호소했던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사의 발언이 재조명 되고 있다.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국민은행의 콜센터 관련 이슈가 이번 국감을 통해 과연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4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KB금융 양종희 회장을 콜센터 직원의 처우 문제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했다.
22대 국회의 첫 국감 증인대에 올라서게 된 양 회장은 콜센터 감정노동자 보호조치 미흡, 부당해고 논란 등에 대해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콜센터 직원 240명의 집단 해고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가운데, 해당 상담원들에 대한 처우 대책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노동에 동료 잃어"…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사의 절규
이에 올해 3월22일 열린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노동환경 개선에 목소리를 높인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사의 발언이 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은행을 담당한 콜센터 상담사는 당시 주총장에 나와 "과노동 속에 휴게시간을 빼았긴 상담사들은 지금 하나둘 지쳐가며 건강을 잃어가고 있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결국 얼마 전 동료를 잃었고, 그의 죽음이 이런 노동환경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작년 국민은행 콜센터 중에 그린CS는 용역입찰에 탈락해서 KS한국고용정보로 어렵게 고용승계 됐다"며 "그러나 고용승계에도 불구하고 이전 조건들이 지켜지지 않고 근로조건 역시 저하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원의 죽음 앞에서 KS한국고용정보는 근속 3개월이 되지 않아서 경조 기준을 맞출수 없다며 경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이 외 다른 직원 조부상, 부모상까지 모두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상담사는 이런 상황까지 치닫게 된 이유로 "국민은행이 용역에 대한 관리 감독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은행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관리·감독을 한다면 용역회사가 중간에 국민은행의 업무를 대리하는 상담사들에게 이렇게까지 가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같은 콜센터 처우개선과 고용불안 등의 지적이 제기되자 당시 양 회장은 "기본적으로 KB금융지주나 국민은행은 용역과 수탁업체에 소속된 근로자에 대해 현행법상 인사나 노무권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여러 직원들의 처우개선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잘 살펴 보겠다"고 말했다.
◆끊이지 않는 콜센터 처우개선 이슈…정치권도 예의주시
국민은행의 콜센터 관련 이슈는 과거부터 제기 돼 왔다.
올해 초에도 국민은행 콜센터 노조는 전원 계약직 형태로 운영되는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전문성 강화와 고용안전성을 위해 본사 또는 자회를 통한 직접고용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한 것.
다만 이와 관련 국민은행측은 당시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엔 "AI 도입으로 콜이 줄었다"고 인력 감축을 결정한 국민은행에 대해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콜센터 용역업체 입찰 공고를 내고, 콜센터 용역업체를 6곳에서 4곳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콜센터 문제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KB금융 노조 출신인 박홍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5일 열린 토론회에서 "콜센터 노동자는 전문성이 필요한 상담에도 불구하고 비숙련 노동자라는 인식이 자리잡혀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형태로 열악한 상황"이라며 "콜센터 노동자의 노동 가치와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극단적 경쟁 구조를 만든 장본인인 금융사들은 공공성 있는 금융기관으로써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론 콜센터 상담사 처우 개선 관련 목소리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주 소속 직원들이 본사 직원들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처우를 받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콜센터는 대부분 외주로 이뤄져 있는데, 사실상 채용 과정에도 차이가 있듯 본사 정식 직원과 똑같은 처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콜센터 처우 개선에 대한 문제는 비단 은행권뿐만 아니라 금융사 전반적으로 목소리가 나오는 부분"이라며 "관련 조직이 축소되는 것은 시대적 흐름상 어느정도 어쩔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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