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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소환 대신 콕 찝어 몇명만 국감 호출… 양종희·임종룡·이석용에 쏠리는 관심

강기훈 기자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국정감사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 정무위원회를 비롯한 주요 위원회에서 증인 명단을 최종 의결했다. 금융권에서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그리고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 손실, 잇따른 금융사고 등으로 인해 국민적인 공분이 들끓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회가 일부 인사만 증인으로 채택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과거 국회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을 모두 불러다 호통만 쳤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22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30일 정무위는 전체 회의를 열어 임 회장과 이 행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건에 대해 의결했다.

임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이유는 최근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법인이 연루된 부당 대출 건이 금융감독원 검사를 통해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경우는 올들어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내부통제 부실에 의한 금융사고와 함께 그 원인으로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지목되는 만큼, 이 점을 따지기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무위는 증인 선정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해외 투자 손실'을 이유로 이재근 KB국민은행장도 거론했으나 최종 명단에서는 이름을 뺐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구 부코핀 은행)가 막대한 부채를 좀처럼 털어내지 못하면서 그룹사의 이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신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증인으로 출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국민은행의 투자 결정 문제와 관련해 최종 결정권자는 양 회장"이라며 "이 행장이 아닌 양 회장을 소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10일 예정된 금융위 국감 전에 여야 간 합의를 거쳐 양 회장이 증인으로 최종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양 회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증인 출석을 요구받았다. 같은 날 환노위는 전체 회의를 열어 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하게 양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작년 11월 콜센터 노동자 240여 명 해고 논란과 관련해 질의를 하기 위해서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 직원들의 처우와 고용안전 등 문제를 지적하고자 양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국감의 콘셉트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가 모든 금융 인사들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국회 정무위는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회장들을 모두 소환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참석을 유로 금융지주 회장들은 국감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5대 은행장들이 참석해 매를 맞았다.

그렇지만 은행장들을 불러 놓고 호통만 했을 뿐 그 이후 금융권이 전혀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국감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정무위가 큰 문제가 발생하는 곳만 '정밀 타격'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후문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내부통제는 모든 금융권의 문제긴 하지만 특히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에서 각종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건 사실"이라며 "아마 금융권을 대표해 출석해 대신 매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올해에는 외부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불참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온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국회가 모든 금융지주 회장의 출석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건 세밀하게 문제가 되는 부분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외부 일정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가 정치권 눈밖에 날 수 있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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