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국감2024] 이복현에 '신뢰할 수 없다' 질타받았던 우리금융… 임종룡 회장, 국감에서 어떤 항변할까

권유승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연합뉴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막이 오르면서 금융권을 향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올해도 금융권 내 횡령, 배임, 부당대출 등 블록버스터급 금융사고가 속속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관련 금융사 수장들을 향한 정무위원회 국감의 날 선 질타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 금융권 주요 수장들이 줄줄이 국감 증인으로 소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개별적인 사안과는 별개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및 가계부채 문제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국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금융권 관련 국감은 오는 10일(금융위원회), 17일(금융감독원), 24일(종합감사) 등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도 금융권 국감의 최대 화두는 '내부통제'가 될 전망이다.

수백억원대의 각종 금융사고가 줄줄이 터지고 있는 가운데, 정무위원회는 주요 금융 수장들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나섰다.

우선 증인으로 채택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오는 10일 열리는 정무위 국감에서 날 선 시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금융그룹 안팎에선 "임 회장이 올해 국감에 출석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앞서 우리금융 경영진들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 스캔들이 발생하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으로 부터 '신뢰할 수 없다'는 등의 거친 공격을 받았는데, 임 회장이 이번 국감장에서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주목딘다.

이번 정무위 국감에서는 전임 친인척 법인 부당 대출 스캔들외에 그에 앞서 올해 6월 경남 김해지점에서 18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 등 내부통제에 대한 질타가 예상된다. 지난달 말에는 또 다시 우리은행에서 55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던졌다.

이에 금감원은 이날(7일)부터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했으며, 검사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합병(M&A)등 중차대한 계획들이 흔들릴 가능성까지도 점쳐지고 있는 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국감에서 내부통제 문제는 당연히 거론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그 중심에 서 있는 우리금융에 대한 질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한편 리딩금융의 수장인 양종희 KB금융 회장도 올해 국감장에 소환됐다.

일단 환경노동위원회(환노의) 증인 출석이 예정 돼 있다. '콜센터 감정노동자 보호조치 미흡', '부당해고 논란' 등 KB국민은행의 콜센터 직원의 처우 문제에 대한 질의가 오갈 것이란 예상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콜센터 직원 240명의 집단 해고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었는데, 그에 앞서 지난 3월22일 열린 KB금융 주주총회에선 "콜센터 상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사의 호소가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양 회장은 또한 환노위 국감 뿐만 아니라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소환될 여지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구 부코핀 은행)의 부실 관련 문제를 다루기 위해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증인으로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이 행장이 빠지게 되면서 그 책임자로 양 회장을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 밖에 국민은행은 올해 금융권 최대 화두였던 홍콩 H지수 ELS 판매 규모 역시 가장 크기 때문에 KB금융의 책임론이 국감에서 거론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의 홍콩 ELS 판매 규모는 약 8조원 이상으로, 관련 손실액에 대한 불완전판매 논란은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이석용 농협은행장도 정무위 증인대로 부름을 받았다.

농협의 금융사 지배구조와 금융사고 등에 대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은 올해 4차례 금융사고가 발생했으며, 사고 금액만 280억원에 달한다.

이와함께 농협의 각종 금융사고가 농협중앙회를 정점으로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 등으로 내려오는 후진적인 지배구조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막강한 권력과 그에 따른 지나친 금융계열사 경영진 인사 개입 논란, 그리고 그러한 관행이 농협금융과 계열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오는 18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 밖에 금융권에선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가 'OK금융그룹 대규모 임원 겸임 이슈'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으며,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불법 개인정보유출 관련), 정신아 카카오 대표(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문제) 등이 증인대에 올라설 전망이다.

다만 국감장에 소환 된 이들이 실제 출석할런지는 미지수라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사안이 중대한 만큼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면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아직까지 출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WB 연차총회 참석이 예정 돼 있다.

이와는 별개로, 은행권의 굵직한 사안 때문에 또 다른 금융권들의 주요 의제가 묻힐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국감에서 금융권은 은행권이나 금융지주쪽 사안이 중대한 만큼 이 쪽으로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핀테크 쪽 등에선 망분리 등 아직 다뤄야 할 의제들이 적지 않은데, 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물건너갈 분위기"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