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4] 망 사용료도 안내는데…정부, 지난해 구글에 674억원 광고비 지급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구글코리아가 정부 광고를 가장 많이 수주했음에도 정작 망 이용대가 등을 내지 않으며 비판을 샀다. 망 이용대가 뿐 아니라 법인세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7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대상으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구글의 망 사용료 무임승차와 법인세 회피를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는 구글에 광고료 몰아주기 멈추고, 인앱결제·망 사용료·법인세 부과 문제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헌 의원실이 공개한 한국언론진흥재단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2023년 구글과 유튜브에 지급한 광고비는 674억원에 달한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지상파·종합편성채널·신문사 등을 통틀어 가장 큰 액수로 2022년까지 정부 광고 전체 1위였던 KBS(647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플랫폼 중에선 네이버 231억원, 다음카카오 142억원으로 둘을 합쳐도 구글·유튜브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편성채널 중에선 TV조선(160억원), 신문 중에선 동아일보(97억원)가 1위였지만 구글·유튜브에 크게 뒤졌다.
구글·유튜브에 각 정부 부처와 지자체의 광고가 몰린 이유는 매체 영향력이 크고 ‘가성비’가 좋다는 판단 때문이다. 언론진흥재단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정부 기관, 지자체에서 유튜브 광고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라고 전했다.
실제 정부가 구글·유튜브에 집행한 광고비는 매년 급증해 2019년 205억원에서 2020년 380억원으로 크게 뛰어올랐고 2021년 524억원, 2022년 536억원, 2023년 674억원으로 4년 만에 3배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KBS가 74.2% 오르고 네이버는 33.5%, 다음카카오는 96.1% 증가한 것과 대비됐다.
방송·신문·플랫폼 정부 광고비에서 2019년 지상파 3사의 절반 수준이었던 구글·유튜브는 2021년 MBC·SBS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KBS까지 제치고 전체 1위가 됐다.
올해에도 지난 1~8월 구글·유튜브에 216억원의 광고비가 집행돼 KBS(248억원), SBS(227억원) 다음으로 높았다. 지상파에 다소 밀렸지만 네이버 97억원, 다음카카오 60억원에 비해 훨씬 높다.
이 의원은 구글이 법인세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구글코리아는 유튜브 등으로 3653억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른 법인세는 155억원이다.
하지만 구글코리아가 지난 5년간 한국에 낸 법인세는 총 663억원이다. 실제 매출 규모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되는 네이버가 같은 기간 납부한 법인세 2조5187억원의 2.6% 수준에 불과하다. 4년 전인 2020년 국세청은 구글코리아에 법인세 5000억원을 부과했으나, 구글코리아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국재무관리학회가 플랫폼 이용 시간, 광고 검색 등을 토대로 추산한 구글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최대 12조1350억원에 달한다. 이 경우 실제로 납부해야 할 법인세는 6229억원 수준이다.
한편 구글은 작년 12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요금을 일시에 약 43% 일방적으로 인상한 바 있다.
이 의원은 “구글코리아가 국내 매출 규모를 축소해 법인세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고 있어 납세 의무 회피라는 명백한 의혹을 받는 상황인데, 구글코리아의 정부 광고 집행액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수없이 지적된 사안임에도 정부는 이를 회피하고 오히려 국민 혈세로 구글코리아의 광고 매출을 올려주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세 회피 기업 구글코리아는 ‘한국 경제와 사회에 널리 기여한다’고 주장하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구글코리아가 제대로 세금을 낼 때까지 국민 혈세로 이뤄진 막대한 광고료 지급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은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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