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각국이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정부의 대처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의원(국민의힘)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올해 데이터센터 신규개발 중단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업계 의견수렴을 다섯차례(4월 1회, 5월 3회, 6월 1회) 진행했다.

간담회 참석자는 공공기관과 데이터센터 운영기업, 유관협회 등이었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인허가 담당 소관 지자체와 전략 인프라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등 관계부처 협의가 중요함에도 기술 분야의 제한적 의견수렴에 그쳤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이 데이터센터 건립 후보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거나 후순위로 제치는 소위 ‘코리아 패싱’ 원인이 정부 당국의 미온적 대처에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세계 각국이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는 것과 대비된다 . 일본과 말레이시아 , 인도네시아 , 베트남 등은 자국 내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합동으로 다양한 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 의원은 또한 과기정통부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인체에 크게 유해하지 않다는 결론을 알면서도 대국민 인식 개선에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민간에서 진행한 국내 데이터센터 전자파 측정 결과, 조사 대상 데이터센터의 최대 자기장 세기는 약 11μT이었다 이는 자기장 세기를 83.3μT 이하로 규정하는 산업부 전기설비기술기준 대비 약 13% 수준이다.

그럼에도 데이터센터 건립은 전자파와 소음 등을 우려한 지역주민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데이터센터 개발 누적 인허가 33건 중 17건의 공사가 멈추거나 지연됐다.

김장겸 의원은 “데이터센터 건립 사안에서 정부가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느낌”이라며 “AI 시대에 데이터센터 중요성을 고려하면 국민 인식이 ‘유해시설’로 굳어질 경우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전자파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주민들과 다양한 채널로 소통해 사실을 알리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