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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아이폰16 프로, 애플 인텔리전스 빠진 게 옥에 티

옥송이 기자
아이폰16 프로 정면 모습.
아이폰16 프로 정면 모습.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애플의 소문난 잔치라면, 단연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다. 신제품과 기능을 선보이는 기술의 장이라서다. 올해 WWDC24는 유달리 주목도가 높았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던 애플이 첫 AI폰 아이폰16 시리즈와 자사 AI인 애플 인텔리전스 발표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막상 애플은 신작 발표 후 비난에 직면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될 새 운영체제는 순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하기로 해, 사실상 아이폰16 시리즈는 'AI 없는 AI폰'으로 데뷔한 것이다.

비록 앙금 빠진 찐빵일지언정 변화는 있다. 일단 애플 특유의 모델 급 나누기 전략을 버렸다. AP의 경우 일반 모델에는 A18을, 프로 모델은 A18 프로 칩셋을 장착하며 동세대 AP를 사용했다. 하드웨어에서 가장 큰 변화인 카메라 컨트롤 버튼은 전모델에 탑재됐다. 이번 신작을 사용해 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다. 프로 모델을 약 2주간 써봤다.

아이폰16 프로.
아이폰16 프로.

◆ 쓰다 보니 정든 카메라 컨트롤

카메라 컨트롤을 신작 체험의 배경으로 꼽은 이유는 다름 아닌 첫인상에 있다. 좋아서? 아니 정반대다. 지난달 아이폰16 시리즈 출시 당일 애플 명동으로 부리나케 달려가 처음 접한 이 버튼은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먼저 버튼의 위치 자체가 애매하다. 제품 오른쪽 음량 버튼 하단에 있어 한 손으로 기능을 조작하기 어렵다. 게다가 정전식 센서가 탑재된 점도 어려움에 한몫했다. 일단 물리적 버튼을 꾹 한 번 누르면 카메라가 켜지고, 다시 버튼을 누른다는 느낌으로 손가락을 두 번 '움찔'하면 카메라 컨트롤 기능이 실행된다.

(차례로)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6 프로. 오른쪽 측면 모습이며, 아이폰16 프로의 음량 버튼 하단에 카메라 컨트롤 버튼이 생겼다.
(차례로)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6 프로. 오른쪽 측면 모습이며, 아이폰16 프로의 음량 버튼 하단에 카메라 컨트롤 버튼이 생겼다.

아이폰16 시리즈에 탑재된 카메라 컨트롤 버튼을 사용하는 모습. 한 손으로 사용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아이폰16 시리즈에 탑재된 카메라 컨트롤 버튼을 사용하는 모습. 한 손으로 사용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카메라 컨트롤을 실행하면 렌즈 노출·심도·확대 및 축소·스타일·톤을 손가락을 커서처럼 드래그하면 된다. 아이폰16 프로 사용 초기만 해도 정전식 센서가 손에 익지 않은 탓에, 해당 기능을 실행하는 것보다도 무심코 찍히는 사진 빈도가 더 높았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기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정 기간 실사용해 본 지금은 그 소감을 정정한다. 카메라 컨트롤은 확실한 장점이 존재한다.

가령 급박하게 사진을 찍어야 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낸다. 물론 기존 아이폰도 카메라 소환이 간편하긴 하다. 화면을 쓱 밀기만 하면 카메라가 실행된다. 그럼에도 화면을 켜고 터치하는 시간보다 제품 옆면의 물리적 버튼을 누르는 속도가 더 빠르다. 다만 흔들림 없이 사진을 찍기 위해선 두 손 사용이 뒤따라야 했다.

◆ 카메라의 진화는 계속

카메라 컨트롤 외에도 카메라 혁신은 눈에 띈다. 특히 이번 신작을 사용하며 유달리 자주 손이 갔던 건 스타일 기능이다. 카메라 컨트롤 실행 시에도 동일 기능을 사용할 수 있지만, 카메라 화면 상단 오른쪽의 네모난 아이콘만 눌러도 된다.

아이폰16에 탑재된 카메라 '스타일' 기능을 실행하는 모습.
아이폰16에 탑재된 카메라 '스타일' 기능을 실행하는 모습.

화면을 좌우로 터치하기만 하면 색조·무드를 달리할 수 있다. 색조의 경우 쿨로즈·뉴트럴·로즈골드·골드·앰버, 무드는 화사하게·내추럴·환하게·드라마틱·아늑하게·고요 등 선택의 폭도 넓다. 사진 촬영 전 이미 필터를 씌우는 격이라 셀피 찍을 때 유용했다.

신작의 48MP 화소가 실감 나는 것 중 하나는 접사모드다. 사물에 카메라를 가까이하면 금세 초점을 잡는데, 선명한 화질이 압도적이다. 또한 전작은 3배 망원 카메라를 장착했고 최대 15배 확대가 가능하지만, 아이폰16 프로는 5배 망원 카메라를 탑재했다. 최대 25배 확대 가능하다.

아이폰16 프로 접사모드로 촬영한 사진.
아이폰16 프로 접사모드로 촬영한 사진.
아이폰16 프로 2배줌
아이폰16 프로 2배줌
아이폰16 프로 5배줌
아이폰16 프로 5배줌

◆ 줄어든 베젤만큼 확장된 제어센터…배터리도 향상

이번 프로 모델 라인업은 가장 얇은 베젤과 큰 디스플레이가 특징이다. 아이폰16 프로의 화면 크기는 15.9cm로, 전작 15.5cm보다 0.4cm 커졌다. 애플은 넓어진 화면 공간을 알차게 활용했다. 제어센터 상단에 전원 버튼을 넣거나, 사용자 입맛대로 필요한 아이콘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한 식이다.

아이폰16 프로 제어센터. 상단에 전원 버튼을 넣었고, 사용자 입맛대로 필요한 아이콘을 추가할 수 있다.
아이폰16 프로 제어센터. 상단에 전원 버튼을 넣었고, 사용자 입맛대로 필요한 아이콘을 추가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도 확대됐다. 아이폰16 프로 기준 최대 27시간 연속 동영상 재생이 가능해, 전작 대비 4시간 가량 늘어났다. A18프로 프로세서가 탑재된 프로 모델을 벤치마크에 돌려보니 싱글코어 3372점, 멀티코어 8269점을 기록했다. 싱글코어 2908점, 7235점을 기록한 전작 아이폰15 프로 대비 높다. GPU 역시 3만3294점을 기록하며 전작 2만7105점보다 높았다.

다만, 사용 초기 배터리 발열이 있었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16 시리즈에 탑재된 iOS18은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한다. 해당 과정에서 열감이 발생할 수 있으나, 오히려 사용할수록 기기에 탑재된 학습량도 늘어나기에 열감이 덜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발열을 잡기 위해 칩셋 자체의 구조도 가운데로 정렬하는 등 변화를 거쳤다고 덧붙였다.

아이폰16프로와 전작인 아이폰15프로를 비교한 모습. 두 사진 모두 오른쪽이 아이폰16프로다.
아이폰16프로와 전작인 아이폰15프로를 비교한 모습. 두 사진 모두 오른쪽이 아이폰16프로다.

◆ 만족스럽지만…역시 AI는 아쉬워

아이폰16 프로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카메라 컨트롤을 비롯해 카메라 기능이 크게 만족스러웠고, 제어센터 역시 편리해서 자주 손이 갔다.

다만, 삼성페이에 익숙한 갤럭시 유저로서 평소 사용하지 않던 교통 및 신용카드를 지참해야 하는 점이 다소 불편했다. 또한 AI폰인 갤럭시 S24 플러스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아이폰16 시리즈가 AI를 내세움에도 불구 AI 기능이 아직 구현되지 않는 점도 아쉬웠다.

그래도 애플의 AI 전략은 지속 성장할 계획이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된 iOS18.1은 미국을 시작으로 확대돼 내년에는 한국어로도 보급될 예정이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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