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4Q 양극재 개선 가능성 '흐릿'…LG화학 "미주 집중·26년 확대 목표"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LG화학이 올해 석유화학 시황 악화, 양극재 등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지속에 따라 설비투자(CAPEX) 감축에 돌입했다. 올해 초 4조원 가량으로 집행할 예정이었던 계획을 3조원으로 수정한 이후, 2조원 중반대로 한차례 더 변경한 것이다.
아울러 내년에도 양극재 사업 전망을 보수적으로 내다보면서 우선순위를 설정, 투자를 선별적으로 집행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내년 양극재 물량이 개선되는 반면 변동성이 높은 메탈 가격 및 불확실한 대외 요인에 맞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LG화학은 28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6704억원, 영업이익 4984억원을 기록한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1%, 영업이익은 42.1% 각각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22.8% 각각 증가했다.
◆주력 사업 부진 지속…"설비투자 계획 4조→2조원으로 수정"
LG화학은 양극재가 대부분 매출을 차지하는 첨단소재부문이 매출 1조7124억원, 영업이익 1502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전지재료의 출하량, 판매 가격 소폭 하락과 환율 변동의 영향이 있었다.
4분기에는 이러한 실적 부진이 심화될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4분기 첨단소재 출하량은 기존 계획된 물량이 3분기로 당겨진(Pull-in) 영향, 전방 업체들의 연말 재고조정에 따라 3분기 대비 30%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판가는 7월부터 지속된 리튬과 니켈 가격 하락이 반영돼 수익성도 10% 하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전망과 관련해서는 "올해 양극재 출하량은 북미 물량 성장과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출하량이 전년 대비 25% 수준으로 견조하게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메탈가격이 큰폭으로 하락하면서 양극재 판가는 전년 대비 30% 감소, 수익성은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부정적 전망이 지속되자 CAPEX 집행 계획도 한차례 더 수정했다. 올해 초 4조원으로 계획했던 CAPEX 규모를 지난 분기 3조원대로 수정한 데 이어, 이를 2조원 중반대로 다시 변경한 것이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내년을 포함한 중장기 투자 계획은 사업 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나, 전기차 캐즘이나 친환경 관련 세계적인 기조의 둔화 등 변동성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다 엄정한 투자 집행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라며 "양극재 사업으로 예를 들면 최우선순위의 투자는 여전히 변함없으나, 전방 고객사 감산 기조에 맞춰 중장기 캐파 계획을 순차적으로 조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기존과 동일하다"면서 "대규모 자본조달이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경우 여러 상황에 따라 활용가능한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올해 캐시플로우를 플러스로 유지하고 있어서 구체적인 매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美 신규 수주·외판 확대 추진…2026년 '반전' 노린다
다만 미국 등 주요 권역의 신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중장기적인 성장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물량이 소폭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외판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2026년부터 다시금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은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LG화학은 내년에도 GM, 테슬라, 스텔란티스 등 성장성이 큰 북미 고객사 중심으로 물량 확대를 계속하고 있다"며 "신규 프로젝트 수주에 있어 기본적으로는 가장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미주에 초점을 두고 물량 확보를 추진 중이며, 당사 제품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외 양극재 외부 판매 비중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외판 비중은 한자릿수로, 향후 이 비중을 더 늘리겠다"며 "차량 OEM 및 셀 제조사들과 계약 수주한 바 있으나, 계약과 공급 시작까지 1년 리드타임이 필요한 만큼 2026년부터 외판 물량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지속적인 외판 증대 노력을 통해 28년에는 전체 매출의 30%를 외판으로 목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제품인 고전압 미드니켈·리튬인산철(LFP) 양극재와 관련해서는 "고전압 미드니켈은 2026년 전후 제품 출시 목표로 고객사와 공동 개발 진행 중"이라며 "LFP는 청주에 파이널 라인을 구축 완료 후 기존 LFP 대비 주행거리 향상 및 원가경쟁력 확보 위해 독자적인 케미스트리 개발을 우선 추진 중에 있다. 27년 양산 목표로 고객사와 개발 및 출시 일정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에서 매출 4조8132억원, 영업손실 382억원을 기록했다. 원료 가격, 운임 비용의 일시적인 증가와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
자회사 에너지솔루션은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3억원을 기록했다. 유럽 고객사의 수요 회복과 북미 생산 증가로 매출이 증가했고, 물량 확대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메탈 가격 안정화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생명과학부문은 매출 3071억원, 영업손실 9억원을 기록했다. 당뇨, 백신 등 주요 제품의 제품 출하 호조를 나타냈지만 R&D 비용 증가로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 자회사 팜한농은 매출 1128억원, 영업손실 196억원을 기록했다. 작물보호제의 국내 판매가 소폭 증가했으나, 저수익 비료 화공사업 중단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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