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눈밖에 났나?… 예상밖 고강도 검사받는 KB금융, 이번엔 KB증권도 현장검사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KB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유상증자와 관련해 KB증권의 불건전 영업 행위가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서다.
최근까지 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 대한 강도 높은 정기검사가 진행됐던 만큼, KB금융지주 안팎에선 새로운 문제가 불거져 나오지 않을지 긴장감이 흐르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금융감독원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증권 본사에 방문해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앞서 31일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서도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고려아연 유상증자의 공동모집주선회사다. 또 공개매수 당시 온라인 청약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공개매수 과정에서 사무를 취급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4일부터 23일까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후 30일에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유상증자를 사전에 계획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1일 공개매수가 한창 진행 중일 때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정정신고서에서 "공개매수 이후 재무구조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30일 공시한 유상증자 신고서에는 "미래에셋증권이 10월 14일부터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즉,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제대로 유상증자 사실을 공시하지 않은 채 유상증자 자금으로 자사주 취득에 사용된 차입금을 상환하려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사실이라면,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아 자본시장법에 의거 처벌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주에 마무리된 KB금융 정기검사와는 별건이며, 검사 인력도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별건일지라도 KB금융 내부에선 피로감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미 약 3개월 가까이 정기검사를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계열사인 KB증권이 현장검사를 수검하고 있어서다.
지난 8월 22일 금감원은 약 6주 동안 KB금융과 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돌입한 바 있다. 약 30여 명의 검사인력이 투입됐으며, 3년 만에 정기검사를 실시한 것이다.
당시 국민은행은 안양과 대구 등지에서 총 3건의 업무상 배임 사고가 발생해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시장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의 중심에 섰던 만큼, 금감원이 이 점을 집중적으로 검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10월 중순에 끝났어야 할 정기검사는 한 차례 더 연장돼 11월 1일에서야 종료됐다.
국정감사 당시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구 부코핀 은행)의 투자 손실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10월 열린 정무위 종합감사에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부임한 뒤 KB뱅크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손실이 1조5000억원쯤 된다"며 "KB뱅크가 인수 후 4년 6개월 동안 28번의 제재를 받을 정도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KB뱅크의 손실과 관련해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정기검사를 연장해 추가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KB금융 정기검사에서 홍콩 ELS뿐만 아니라 현지법인 부채, 전산시스템 개발, 가계대출 등과 관련해 폭 넓게 검사인력들이 들여다본 것으로 안다"며 "금융지주와 은행, 증권이 연달아 검사를 수검한 만큼 피로도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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