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이크로 회계부정 의혹…델·HPE 반사이익 얻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이하 슈퍼마이크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인공지능(AI) 서버 시장 격변이 예고된다. 엔비디아마저 공급망 재편에 나섰고 델 테크놀로지스‧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 등 전통 서버 업체 공세가 이어지며 시장 판도가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7일(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12% 넘게 반등한 25.48달러로 마감했다. 특별한 호재 없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한 달간 주가 흐름을 보면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약 40% 하락했다. 지난 3월 기록한 연간 최고가 122.90달러와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80%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슈퍼마이크로 악재는 8월부터 본격화됐다. 공매도 전문업체 힌덴버그리서치가 슈퍼마이크로를 두고 “확연한 회계상의 경고신호, 관계 당사자의 미공개 거래 증거, 제재 및 수출통제 실패 등을 발견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다.
여기에 최근 회계감사법인 EY마저 사임하면서 슈퍼마이크로 회계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졌다. 지난 5일엔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17% 추가 하락했다.
◆ AI 서버 절대 강자 슈퍼마이크로 ‘흔들’...엔비디아도 공급망 변경?=슈퍼마이크로 주가 하락과는 대조적으로 델 테크놀로지스와 HPE 주가는 최근까지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델 테크놀로지스는 7일 기준 137.87달러를 기록, 연간 23.6%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증권가에선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CSI마켓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글로벌 서버 시장에서 델 테크놀로지스가 58%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반면, 슈퍼마이크로는 6%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AI 서버’ 시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양상이 달라진다.
슈퍼마이크로는 까다로운 컴퓨팅 작업을 위한 고성능 액체 냉각 서버를 판매하여 자체적인 틈새 시장을 개척했다. 다른 업체들보다 먼저 엔비디아와 손잡고 GPU를 공급받아 AI서버를 시장에 처음 내놓았고 선두주자로서 이점을 확립했다. 이를 통해 2022~2023년에는 AI 서버 시장의 80-100%를 점유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슈퍼마이크로 성장 폭발로 델 테크놀로지스와 HPE 등 대형 서버제조업체들이 자체 엔비디아 기반 AI 서버 생산을 늘리면서 슈퍼마이크로를 뒤쫓기 시작했다. 이에 미조호 증권 분석가 비제이 라케쉬(Mizuho Securities)는 “슈퍼마이크로 AI 서버 시장 점유율이 2024년에는 40-~50%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최근 슈퍼마이크로 분기 매출과 향후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 더해 대만 매체 디지타임즈 등 외신에선 엔비디아는 AI 서버 산업 혼란을 억제하기 위해 슈퍼마이크로에 발주했던 주문을 다른 공급업체로 재할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전통 서버강자 델·HPE ‘기회’…AI 서버 시장 공략 가속화=델 테크놀로지스와 HPE는 슈퍼마이크로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AI 서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시장은 슈퍼마이크로 고객사들이 델과 HPE 같은 검증된 기업들로 이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이미 전체 매출의 12%를 AI 서버에서 창출하고 있다.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와 일론 머스크 AI 스타트업 xAI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했다. 델은 지난 2분기 31억달러 규모 AI 최적화 서버를 출하하며 전분기대비 80%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직접 델을 AI 서버 공급업체로 추진하면서 시장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
델은 새로운 파워엣지 서버를 포함한 ‘델 AI 팩토리’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AMD 환경에 맞춘 솔루션도 제공해 기업들에 더 큰 확장성과 유연성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HPE 역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높은 신뢰도와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AI 서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포괄적 AI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개발했고, AI 모델 라이브러리를 포함한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전통 서버 강자들이 AI서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슈퍼마이크로 위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11월20일까지 재무제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2018년에 이어 또다시 상장폐지될 위험에 처해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슈퍼마이크로는 2029년 3월 전에 상장폐지될 경우 조기에 전환사채 보유자에게 원금을 돌려줘야 하는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기상환 채권 규모는 최대 17억2500만달러로 파악된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고객 이탈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AI 서버의 높은 구축 비용과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즉각적인 대규모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신규 주문에서는 델과 HPE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가 비즈니스 중단과는 다른 의미이므로 매출 등 실적까지 영향이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법이 엄격한 미국에서 회계부정 리스크가 계속되고 세무조사가 이어진다면 고객사들 사이 동요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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