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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그래서 AI로 어떻게 돈 벌 건데?”…네이버가 자신 있게 내놓은 내년 청사진

이나연 기자
11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DAN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네이버]
11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DAN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원천기술을 검색·광고·플레이스·쇼핑 등 전사 서비스에 녹여내는 ‘온 서비스(On-Service) AI’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이용자들에 초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수익화까지 다각도로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4’을 개최했다.

작년 같은 행사에서 전 세계 세 번째로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을 고도화한 ‘하이퍼클로바X’ 기술력과 부문별 거시적인 활용법을 제시했다면, 올해는 더 구체화한 AI 청사진을 밝혔다. 매년 연 매출의 약 20~2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결과물을 내년부터 실제 성과와 실적으로 증명하겠다는 포부다.

◆네이버 “생성형 AI 투자 결과, 내년 실적으로 기대”

11일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24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 네이버]
11일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24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 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검색, 광고, 플레이스, 쇼핑,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모든 버티컬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전 세계 유일 회사가 네이버”라며 “앞으로 네이버는 온 서비스 AI로 온오프라인 일상을 혁신하고 비즈니스 성과를 극대화하고, 초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작년 8월 ‘단 23’에서 생성형 AI 서비스 근간이 되는 하이퍼클로바X를 비롯해 생성형 AI 검색 ‘큐:’,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 등 다양한 서비스 실험을 시작한 바 있다. 올해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뉴로클라우드’와 같은 기업 맞춤형 유료 AI 서비스 납품 확대와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AI 기술을 반영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토대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해외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와 비교해 전 세계 AI 패권 경쟁 속 차별성과 수익화 방안에 대한 시장 우려는 계속됐다. 네이버는 핵심 AI 기술 내재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화 결실이 나타날 것이란 입장이다.

최수연 대표는 기조연설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생성형 AI가 적용된 서비스들에 대한 수익화와 비용 투자 집행 결과가 내년에 실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꼭 필요한 AI 기술에 대해서는 내재화하는 게 네이버 창립 초기부터 이어진 철학이라 선제적인 투자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도 “AI 기술은 데이터를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차별화가 있어 기술을 내제화할 때 장점이 크다”며 “네이버 서비스에 특화된 형태로 AI 모델을 만들면 능력은 같더라도 운영비용 자체가 3분의2로 줄어든다”고 부연했다.

자체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고도화로 광고주 효용이 늘면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기에 별도 수수료 인상이나 비용 추가 없이도 AI 케펙스(CAPEX·설비투자)를 충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검색·지식인·지도·광고·쇼핑 등에 AI 접목…네이버 서비스 내년부터 이렇게 바뀐다

AI 브리핑 예시 [ⓒ 네이버]
AI 브리핑 예시 [ⓒ 네이버]

네이버가 온 서비스 AI 전략하에 내년 중 선보일 서비스·상품은 크게 ▲AI 브리핑(검색) ▲뉴잇(지식인) ▲거리뷰3D(지도) ▲AD부스트(광고)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쇼핑) 등이다. 먼저 네이버는 생성형AI 검색 기능 고도화 차원에서 내년 상반기 중 모바일 통합검색에 ‘AI 브리핑’을 도입한다.

오픈AI의 챗GPT에 추가된 웹 검색 서비스인 ‘챗GPT 서치’가 대화 형태로 운용되는 것과 달리, 네이버 AI 브리핑은 특정 질의에 대한 요약과 후속 질문에 따른 콘텐츠를 한눈에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통합 검색창에 특정 내용을 입력하면 바로 요약된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스크롤을 내리면 기존 검색 결과로서 각 출처 문서 내용들도 볼 수 있다.

예컨대, 네이버 검색창에 ‘흑백요리사 식당 후기’를 검색하면 식당명과 후기 요약은 물론, 식당 후기가 담긴 콘텐츠를 연결해 흑백요리사 식당 목록 탐색을 돕는다. ‘19개월 아기가 잠만 자요’와 같은 롱테일(문장형) 질문에 대해서도 요약된 검색 내용과 출처 문서 내용을 같이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식공유 플랫폼 ‘지식인(지식iN)’ 서비스에 ‘뉴잇’ 탭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라톤’, ‘노벨문학상’ 등 키워드 트렌드에 대해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위한 준비’, ‘노벨문학상 작가의 도서 추천’ 등 지식을 전달하는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하이퍼클로바X 기술과 네이버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지식인에서 자동 생성 답변을 하는 ‘지식이’를 투입한 바 있다.

네이버 지도도 3차원 기능을 한층 강화한 ‘거리뷰3D’ 서비스로 진화해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실내지도, 가상현실(VR) 실내투어 등 기능을 선보인다. 거리뷰3D로 방문할 곳을 미리 살펴본 뒤, 도착하면 AR 내비게이션을 통해 원하는 곳까지 입체적 길 찾기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광고 플랫폼에도 AI 기술을 적용한 플랫폼 ‘애드부스트(ADVoost)’를 구축했다. 이르면 내년 1분기에는 AI 쇼핑 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하고, 네이버 배송 포트폴리오도 ‘지금배송’, ‘새벽배송’, ‘희망일 배송’ 등 시간 단위로 세분화한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원천 기술인 검색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국내 시장을 지켜왔듯, 국내 AI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매출의 20~25% 규모 R&D 투자를 통한 기술 개발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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