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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 호실적에도 연임 불투명… 양종희 회장, 인사 칼날 촉각

권유승 기자
김성현(왼쪽)·이홍구 KB증권 대표. ⓒKB증권
김성현(왼쪽)·이홍구 KB증권 대표. ⓒKB증권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올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연임 전망은 불투명하다.

고연령과 금융당국의 징계 등이 각각 연임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취임 후 두번째를 맞이 하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본격적인 인사 칼날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김 대표의 경우 지난해 변화 속 안정을 꿰하기 위한 양 회장의 인사 전략 속 연임을 성공했었던 만큼, 올해에는 증권사 등 주요 계열사의 수장 교체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가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기업금융(IB) 부문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2019년부터 KB증권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자산관리(WM)를 담당하는 이 대표는 올해 1월 1년간의 임기를 부여 받고 KB증권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들의 실적은 긍정적이다.

KB증권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4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7355억원으로 20.31% 늘었다. IB부문의 영업수익은 6300억원 이상을 기록했으며, WM 부문의 자산 규모는 60조원을 넘기는 등 순조로운 실적 흐름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에도 이들의 연임 전망은 불투명한 분위기다.

우선 김 대표는 나이가 걸림돌로 지적된다.

1963년생인 김 대표는 주요 증권사 CEO의 연령이 1960년대 후반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고령자에 속한다. 최근 증권가에 세대교체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4연임까지 성공한 장수 CEO인 김 대표가 이번에도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이 대표의 경우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오점이 연임의 변수로 거론된다.

KB증권은 랩·신탁 운용 과정에서 '채권 돌려막기' 등 불건전 운용을 일삼은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6월 랩·신탁 운용 과정에서 벌어진 불법 자전거래와 관련해 KB증권과 이 대표에 각각 영업정지와 주의적 경고 조치를 내렸다.

◆양종희 인사태풍 그림자 드리울까… 세대교체 관건

취임 1주년을 앞둔 양종희 회장이 인사 태풍을 불러올 수 있단 점도 이들의 연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양 회장은 올해로 두 번째 인사를 단행하게 되는데, 지난해 변화 속 안정이라는 인사 전략을 취했던 만큼 올해에는 은행, 증권사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CEO 교체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양 회장은 지난해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계열사 CEO 6명을 교체했다. 무려 임기 만료 CEO의 3분의 2를 갈아치운 것.

이에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 KB증권 WM부문 등 6개 계열사에는 새로운 대표가 올라서게 됐다.

당시 김성현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도 4연임을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각자 대표였던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 정지 조치를 받으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특히 올해에는 각종 금융사고로 금융권의 신뢰 문제가 지속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어, 이를 반영한 양 회장의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끊임없이 화두로 오르는 내부통제 문제 등이 올해 금융권 수장들의 연임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로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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