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다이브] CTP 넘어야 내연기관차 완전 대체…궁극의 배터리 'CTC'는?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올해 배터리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술 중 하나는 셀투팩(Cell-to-Pack, CTP) 배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CTP는 모듈 단계를 생략, 배터리 셀을 바로 팩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면서 주행 거리와 생산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기술 덕분에 전기차의 주행 거리가 늘어나고 생산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보였지요. 하지만, 이 기술 만으로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실질적으로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려면 주행 거리가 최소 1회 충전으로 최소 700km 이상은 달성해야 하며, 충전 속도 또한 크게 향상돼야 한다고 지적하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점에서 안전성과 효율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차세대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셀투섀시(Cell-to-Chassis, CTC)입니다. CTC는 전기차 배터리를 차량의 차체나 섀시에 직접 통합, 기존의 배터리 팩을 완전히 생략하는 방식입니다. 이로 인해 주행 거리와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궁극의 배터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CTC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차체와 배터리가 하나의 구조물로 일체화됨에 따른 무게 절감입니다. 기존 전기차는 배터리를 개별 모듈로 구성하고 이를 케이스에 담아 차량 하부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그러나 CTC 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를 차체와 일체화함으로 기존의 배터리 팩보다 부품 수를 줄일 뿐 더러 팩을 차체에 직접 장착해 무게를 줄일 수 있습니다. 무게가 가벼워지면 차량 효율성이 개선돼 주행거리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구조적 안정성이 대폭 강화된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배터리 팩이 차체와 결합돼 있어 전기차가 주행 중 받는 외부 충격에 더 잘 견딜 수 있습니다. 특히 충돌 사고 발생 시 배터리가 직접적으로 충격을 받지 않도록 차체가 보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안전성이 더욱 높아집니다.
또한, 차체와 배터리가 하나의 구조로 통합되는 점은 차체가 열을 직접적으로 흡수해 방출할 수 있는 구조로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기존 배터리 시스템에서 요구되는 별도의 냉각 장치 없이도 열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열로 인한 화재 위험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CTC 기술은 제조 공정의 효율성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존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팩을 별도로 조립하는 공정이 추가되지만, CTC는 배터리 셀과 차체가 통합된 구조를 갖추고 있어 이러한 조립 과정이 불필요해집니다.
생산 시간을 단축하고 제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다만, 자동차 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합니다. CTC는 배터리를 단순히 장착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 하부와 일체화하는 구조로 설계되다 보니, 배터리 셀의 위치, 크기, 배열 방식, 그리고 배터리를 지지하는 프레임의 형태 등을 자동차 설계 초기부터 고려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장점들을 갖고 있는 탓에 지금 전기차가 지니고 있는 한계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CTC 구조가 상용화될 경우, 전기차의 주행 거리는 1000km 이상으로 확대되고, 충전 시간도 기존보다 대폭 단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CTC 기술이 전기차의 표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배터리를 차체에 직접 통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충돌 시 배터리가 차체 전체에 걸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충돌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고,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면서 배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설계를 만드는 것이 기술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기존의 배터리 팩은 충돌 시 배터리를 보호할 수 있는 보호 케이스가 있지만, CTC에서는 차체 자체가 보호 역할을 해야 하므로, 충돌 테스트와 안전성 검증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또한 배터리가 차체와 밀접하게 결합돼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열 관리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기존의 배터리 팩은 독립적인 냉각 장치를 통해 온도를 조절할 수 있었지만, CTC 방식에서는 차체 전체에 걸친 일관된 열 관리를 구현해야 합니다. 특히 고출력 전기차에서는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차체 전체와 배터리가 하나의 일체화된 열 관리 시스템을 가져야 하는데, 이를 위한 기술이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끝으로 CTC 배터리는 전통적인 배터리 팩과 구조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각국의 차량 안전 규제와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준이 요구됩니다. 기존의 배터리 팩은 충돌, 방수, 방진 등의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인증 절차가 마련돼 있지만, CTC는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 및 인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술만 갖춘다면 시장을 또 한번 바꿀 중요한 기술이다보니, 전기차 기업들은 모두 열심히 CTC 차량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초로 이 기술을 선보인 곳은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링파오(零跑·Leapmotor)입니다. 지난 2022년 최초로 이 기술을 적용한 전기차를 선보인 것이지요. 가격도 원화로 3000만원 수준으로 저렴했으나 워낙 초기 기술이다보니 500km 정도로 주행거리가 짧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시장에선 아직 미완성 CTC라고 평가했지요.
이외 중국의 CATL을 비롯해 테슬라 볼보 등이 CTC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초 2026년 정도쯤이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요. 기술 장벽이 높다보니 실제로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완벽한 CTC를 만들기 위해선 우선 배터리 셀과 차체가 일체화되면서 발생하는 열과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정밀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배터리 셀에 전달되는 충격이나 열이 차량의 다른 시스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계해야 하며, 충돌 시 배터리 셀이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구조적 개선도 필수적입니다.
또한, 전기차 모델마다 차체와 배터리 셀을 통합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어 이를 표준화하는 공정 개발도 중요한 과제로 꼽힙니다. 업계는 이러한 기술적 문제들이 해결되면 CTC가 전기차 배터리 구조의 차세대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기차 업계는 CTC 기술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수 있는 전기차 시대의 개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CTC 기술이 전기차 성능의 한계를 극복하며 전기차의 궁극적 대안으로 자리 잡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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