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분산 클라우드 승부 건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경제성·확장성 전략으로 중소기업 '조준'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클라우드 전환이 낯선 말이 아닌 지금, 중소기업에게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고민이 있다. 낮은 비용으로 자사 운영 체제와 애플리케이션에 맞는 환경을 구현해야 하지만,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서비스 만으로는 이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분명해진 탓이다. 도입을 하더라도 확장성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다반사다.
아카마이테놀로지스가 분산형 클라우드 전략을 필두로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다. 아카마이는 중앙 집중형에 쏠린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고객 비즈니스가 있는 곳에 클라우드 환경을 배치해 분산화된 형태로 구동되도록 차별점을 두고 있다. 추후에는 글로벌 클라우드 거점을 늘리고, 기술 트렌드에 맞춘 지원 전략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 비용은 낮게, 클라우드 환경은 가깝게…아카마이가 '가려운 곳' 긁는 법
숀 미셸(Shawn Michels)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 부사장은 서울 역삼 사무실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클라우드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방법이 성숙해지고 있다"며 "이전에는 무겁고 획일적인 애플리케이션 위주 클라우드 환경이 다수였다면, 이제는 애플리케이션을 마이크로 서비스화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크로 서비스가 등장한 이후 클라우드 흐름 또한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셸 부사장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세부 요소를 모두 동일한 장소에서 구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며 "일부는 중앙 집중화된 방식으로 구동하는 것이 맞고, 일부는 고객에게 가까이 가 분산화된 형태로 구동되는 것이 적합하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분산형 클라우드는 기업이 다양한 지리적 위치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기업은 분산 전략을 통해 최종 사용자 혹은 기기(디바이스)와 가까운 위치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성능을 높이고 응답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엣지 컴퓨팅을 기반으로 각 지역에서 챙겨야 할 의무 규제도 충족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분산형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얼라이트마켓리서치(AMR)에 따르면 분산형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31년까지 연평균 약 22% 성장할 전망이다.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는 2022년 클라우드인프라서비스 사업자 리노드 인수를 공식화 한 이후 2년여의 시간 동안 분산형 클라우드 시장에서 기술력을 완성하는 데 집중했다. 미셸 부사장은 "고객사들의 경우 기존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제공하는 것과 다른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셸 부사장은 아카마이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 다른 차별화된 클라우드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하이퍼스케일러 전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어, 이를 보완할 만한 요인을 아카마이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경우, 하이퍼스케일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유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 것부터 어렵다"며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비용 또한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어 "중소기업은 하이퍼스케일러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는 것도 어려워 '셀프 서비스'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며 "아카마이는 저비용, 높은 보안성, 지원 강화 등을 필두로 확장성과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 전 세계 클라우드 거점 확장, 분산 플랫폼 'ACC' 본궤도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는 리노드 인수 당시 클라우드 거점 11곳 운영하고 있었다. 이후 그 규모를 늘려 북미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도 클라우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셸 부사장은 "오늘날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는 전 세계에 36개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기존 데이터센터의 경우 재구축을 거쳐 구조(아키텍처)를 현대화하는 작업도 거쳤다"고 설명했다.
분산형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주요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CC(아카마이커넥티드클라우드)가 있다. ACC는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콘텐츠 전송을 위한 분산 플랫폼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자와 가깝게 배치하고 위협을 차단하는 데 특화돼 있다.
미셸 부사장은 "(리노드 인수 이수) 2년 동안 기존 서비스를 엔터프라이즈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며 "동시에 새로운 매니저 서비스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이달 12일(현지시간)에는 기업용 쿠버네티스 플랫폼도 발표했다. 이 플랫폼은 쿠버네티스 클러스터를 대규모로 배포, 관리, 확장하는 데 특화돼 있다. 쿠버네티스 환경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연결하거나 구성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는 프로비저닝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개발자가 클릭 만으로 분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CC 서비스와도 결합이 가능하다. 플랫폼은 사전에 구성된 솔루션과 오픈소스 도구를 통합해 클러스터 설정과 유지 관리 과정을 단순화하고, 기업이 기본 인프라를 넘어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보안, 워크로드, 비밀관리, 클라우드 네이티브 스토리지 등 통합 도구 모음을 제공해 일관된 운영 환경을 제공한다.
미셸 부사장은 "기업들은 클라우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과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차세대 고객 경험을 발현할 환경이 필요해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세대를 위한 고객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아카마이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는 국내 고객사를 위한 전략도 강화한다.
강상진 아카마이코리아 상무는 "한국 기업의 경우 국내에만 서비스를 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글로벌 비즈니스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동남아, 중동 등 (비교적)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 데이터센터가 없는 지역에 진출한 기업을 위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거나,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기업들이 아카마이를 선택하고 있다.
강 상무는 "중소기업을 비롯한 SMB를 겨냥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스타트업도 포함이 된다"며 "이들 기업의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서비스를 개발해 출시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기 때문에 클라우드를 운영하고 활용하는 데 많은 인력과 시간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인 클라우드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클라우드는 (사업 추진을 위한) 하나의 도구인 만큼, 진입 장벽이 낮은 아카마이에 강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내년에도 기회 요인을 찾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강 상무는 기업 업황이 내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아카마이코리아 입장에서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렴한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는 클라우드를 찾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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