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초격차' 입증한 삼성생명 홍원학… 부담커진 삼성화재 이문화 사장, 본격 시험대? [DD인사이트]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지난해까지 삼성화재 대표를 역임했던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이 친정인 삼성생명으로 복귀한 후 삼성화재를 꺾고 초격차 경쟁력을 입증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금융권에서는 삼성금융 입사 동기인 홍원학 사장과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을 일종의 미묘한 '라이벌 관계'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데, 홍 사장이 역대급 실적을 쏘아올리면서 이제 이 사장이 역량을 보여줘야 할 시험대에 오르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간 종종 뒤쳐지던 삼성생명이 손보사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업황을 극복하고 더욱 큰 폭의 당기순이익을 경신하자 그동안 의기양양하던 삼성화재의 성적표가 상대적으로 빛이 바랜 모양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 3분기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경신했다. 삼성생명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이 2조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13.8% 증가한 1조866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이 같은 순익은 각각 국내 생보와 손보 업계에서 선두를 공고히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특히 주목할 것은 삼성생명의 호실적이다 .
단순 표면적인 당기순이익의 수치로만 비교해 봤을 때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에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곤 했었는데, 이번 실적에서는 삼성화재뿐만 아니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여타 경쟁 보험사들보다도 과거 대비 큰 폭으로 앞서는 '초격차' 실적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투자손익 등이 크게 반영된 당장의 가시적인 수치일뿐, 연간 실적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또다시 실적 역전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손보사보다 불리한 생보사 업황 속에서도 삼성생명이 이 같은 실적을 나타낸 것은 어찌됐든 전략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이라는 평가다.
그러다보니 시선은 자연스럽게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올해 초 삼성생명 수장으로 이동한 홍 사장은 직전까지 삼성화재 사장을 역임했고, 삼성화재의 호실적을 책임져 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앞서 홍 사장은 삼성화재 대표 시절인 2022~2023년도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하며 손보업계는 물론 '맏형'격인 삼성생명까지 크게 넘어서는 저력을 발휘하곤 했다.
당시에는 생보사보다 뛰어난 삼성화재의 호실적을 두고 비단 개별회사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사람과 관련된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생명보험사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가 심화되면서 손해보험사보다 예전보다 시장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영업 경쟁력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고려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홍 사장이 삼성생명의 실적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어느정도 의구심이 있었던 '진짜 실력'을 입증하게 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된 모습이다.
홍 사장과 같은날 대표로 올라서게 된 이 사장은 삼성생명보다도 뛰어난 순익을 기록하던 삼성화재가 삼성생명에게 추월을 당하게 되면서 다소 머쓱해졌다.
기존부터 승승장구하던 삼성화재의 입지를 지켜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단순히 외부적인 환경에 기대지 않는 '진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홍 사장과 이 사장은 취임초부터 자연스럽게 라이벌 구도가 형성 돼 왔다.
같은 날 서로의 본진으로 이동해 취임했다는 점과 더불어 무엇보다 '1990년 삼성금융 공채' 입사 동기라는 점이 이들의 경쟁심을 불태웠다는 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이다.
홍 사장은 삼성생명 공채 출신이다. 삼성생명 인사팀장 전무,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장 부사장, FC영업1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쳐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본부장 부사장,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까지 역임하는 등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역량을 두루 갖췄다.
삼성화재 공채 출신인 이 사장은 영업현장과 스탭부서 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계리RM팀장 상무, 경영지원팀장 상무, CPC전략실장 전무, 전략영업본부장 전무, 일반보험본부장 전무, 일반보험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쳤다.
아직 취임 1주년도 맞이하지 않은 이들의 성과를 평가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삼성생명의 성장세가 돋보이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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