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마저 점포 폐쇄 릴레이 동참…경영환경 개선하기 위함이라지만 고객 편의는 '뒷전'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최근 NH농협은행이 점포 축소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협은행 측은 비대면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경영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이다.
한편으로는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편의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농협은행은 전국에 위치한 38개의 지점과 출장소를 통폐합할 계획이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 7월 전라북도 전주 태평동 지점과 경기도 수원 권선동 지점을 없애 인근 점포와 합친 바 있다. 즉, 올해에만 40곳의 지점을 없애게 되는 셈이다.
지역 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점포가 가장 많이 사라질 예정이다. 서울은 청계·사당동·위례중앙·한남동·노원역·개롱역지점·북아현출장소 등 8개 지점이 통폐합된다. 이어 경기 지역은 천신흥·죽전보정·가능역·남천·성남하이테크밸리지점·광교금융센터 등 6곳이 사라질 예정이다.
올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이 점포를 폐쇄했던 우리은행(36개)를 뛰어넘는 수치다. 이로써 농협은행의 점포 수는 현재 1100개에서 연말 기준 1062개로 줄어들 예정이다.
농협은행 측은 최근 경영 환경이 달라졌기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비대면으로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이기에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자 이와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경영 환경은 악화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는 0.54%로 집계됐는데 이는 국민(0.62%)‧신한(0.77%)‧하나(0.72%)‧우리은행(0.71%)보다 낮은 수치다.
게다가 올해 3분기 농협금융의 영업이익경비율(CIR) 또한 43.48%로 집계돼 1년 전 41.71%보다 1%포인트(p) 이상 높아졌다. 해당 수치는 높을수록 경영효율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른 은행보다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점이 실적 저하를 유발하고 경영효율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인 셈이다. 여타 시중은행들이 몇 년 동안 점포 축소에 열을 올릴 때 가만히 있던 농협은행이 결국 버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지금과 같은 점포 폐쇄가 금융 취약계층의 편의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번 통폐합 대상에 인구감소지역과 인구감소 관심지역으로 분류된 8개 점포가 포함된 점이 논란을 더 야기하고 있다.
인구감소 지역인 충청북도 제천과 충청남도 보령, 경상북도 영주 지역의 점포를 1개씩 줄일 계획이다. 또, 광주광역시 동구와 부산광역시 중구, 경상남도 통영시, 강원도 강릉시, 대전광역시 중구의 지점 또한 1개씩 사라진다.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에 농협은행 측은 "인구감소지역에도 지점이 2개 이상 있는 경우가 꽤 있어 접근성이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영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선 고객 수가 적은 지점을 줄일 수밖에 없기에 이해는 간다"면서도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급격하게 점포를 줄이다간 고객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어 이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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