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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우리은행장 낙마 후폭풍…차기 행장 두고 하마평 무성

강기훈 기자

ⓒ 우리금융지주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에 실패했다. 우리은행을 이끌고 발군의 실적을 거뒀으나 전임 회장이 연루된 부당대출 건과 관련해 홍역을 치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측은 이르면 이번주 차기 행장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부행장급 인사들과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대표들이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베일에 감춰진 상황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2일 우리금융 이사들은 우리금융 본사에서 정례 이사회를 열고 조 행장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외이사 7명 전원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원으로서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선정 권한을 갖고 있다. 이날 열린 이사회가 자추위와 겸한 자리였던 셈이다.

이사들은 조 행장이 거둔 성과는 인정했지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연루된 부당대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남 따 행장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조65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3분기 만에 작년 실적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에 조 행장을 피의자로 적시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었다.

조 행장은 약 350억에 달하는 부당대출 사건에 직접 연루되진 않았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검찰은 조 행장이 사건이 드러난 후 위법 사실을 파악하고도 고의로 당국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우리금융 측은 조 행장의 연임 불발과 차기 행장 선임과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작년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사퇴한 후로 공개적으로 '은행장 오디션'을 진행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대외적인 압박을 받고 있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검찰과 당국을 자극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연장하면서까지 부당대출 문제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보고 있다"며 "또, 검찰 역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차기 행장 후보를 공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이르면 이번주 차기 행장 후보 1명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통상 현 행장 임기 만료 1개월 전에는 차기 행장 후보를 공개하곤 한다"며 "이르면 이번주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롱 리스트나 숏 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 이 관계자는 "아마 내부적으로 롱 리스트든 숏 리스트든 작성했겠지 대외적으로 공개하진 않을 것"이라며 "최종 후보 1명만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부문 부행장과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옥일진 디지털전략그룹 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김범석 국내영업 부행장, 기동호 기업투자금융 부행장 등이 차기 행장 후보군에 포함됐다고 분석한다.

위기 상황을 타파할 후보로는 은행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부행장만한 인사가 없다는 논리에서다.

이외에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와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대표,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등 우리금융 계열사 대표 또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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