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매수 개시 당시 여러 언론보도 “영풍과 올 초부터 논의”

- MBK-고려아연이 맺은 비밀유지계약(NDA)은 올해 5월 종료

- 커지는 비밀유지계약 위반 의혹… 이 사안으로 소송 등 법적 분쟁으로 확산될 수도

[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2년 전 고려아연과 맺은 비밀유지계약(NDA)을 위반했을 수 있다는 의혹 보도들이 확산되고 있고,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가 추가로 어떤 해명을 내놓을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 등 시장 일각에선 지속적으로 MBK와 영풍이 올해 초부터 고려아연에 대한 ‘기습 공격’을 논의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또한 이를 뒷받침할만한 정황 근거들도 제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게된다면 이는 지난 5월 고려아연과의 계약 종료 전 고려아연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것이되기 때문에 법적처벌 등 또 다른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9월 13일,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이미 올해 초부터 적대적 M&A를 구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예를들면 'MBK파트너스는 연초부터 고려아연을 다음 타깃으로 점찍어 전열을 다졌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올 초부터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다',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실패해 자존심을 구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반년 이상 칼을 갈며 공격을 준비했다' 는 등의 내용들이 보도된 바 있다.

이와관련 특히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MBK와 영풍이 협력 논의를 시작한 '시기'이다. 보도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지난 5월 고려아연과의 계약 종료 이전부터 논의가 시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근거가 된다.

고려아연측은 이러한 언론 보도와 관련, 김병주 회장 등 MBK의 주요 최고경영진과 맞닿아 있어 그 신빙성이 더욱 높은 상황이며 이 때문에 MBK가 고려아연과 맺은 비밀유지계약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MBK는 과거 고려아연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재정적 지원을 도울 후보군으로 고려아연으로부터 내부 자료를 넘겨받고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했다. 계약일은 지난 2022년 5월 17일로, MBK는 이후 2년 동안 기밀유지와 함께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하는 등 20개 조항에 서명한 바 있다.

특히 양사가 맺은 계약 8조에 따르면 정보수령자(MBK)는 정보 제공자(고려아연)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주식 또는 지분을 매입하거나, 사업 결합 및 합병, 적대적 인수 등을 제안하거나, 경영을 통제 또는 경영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고 돼 있다.

결국 MBK와 영풍이 올해 초부터 적대적 M&A를 논의했다면 비밀유지 계약 기간을 위반한 셈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MBK 측은 ‘차이니즈 월(금융투자회사의 내부 정보유출 방지를 의미)’이라는 용어를 꺼내 들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를 진행하고 있는 부문과 비밀유지 계약을 체결한 부문이 서로 다르고 분리돼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두 부문 간 정보 교류가 차단돼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고려아연을 비롯한 업계에서는 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병주 MBK 회장과 A부회장 등 업무 영역과 역할이 중복되는 인물들이 MBK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차이니즈 월’의 효과는 적을 것이라는 것이다.

MBK의 구조상 겸직을 하는 경우가 많고, 투자심의위원회의 경우 부문에 상관없이 핵심경영진이 여러 안건을 함께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관련 논란이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경영권 분쟁과는 별개로 비밀유지계약 위반을 따지기위한 소송 등이 진행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