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화두가 인공지능(AI)이었다면 내년 디자인에 대한 혁신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디자인 측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인식했던 두께가 부상한다. 글로벌 최대 스마트폰 경쟁사인 삼성과 애플이 바(Bar)형 플래그십의 '슬림형' 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초슬림 모델인 '아이폰17 에어'를 도입할 전망이며, 해당 모델은 기존 플러스 모델을 대체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애플은 그간 다양한 아이폰 라인업을 선보였다. 그중 아이폰 기본형과 프로, 프로맥스는 지속적인 수요가 이어지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반면 아이폰13 시리즈까지 출시됐던 미니는 흥행에 실패한 모델로 꼽힌다.

2년 뒤 화면 사이즈를 키운 플러스 모델이 미니 자리를 대체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사실상 견고한 세 개 라인업과 달리 네 번째 라인업만은 수 년째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한 셈이다. 이에 애플은 내년 아이폰 17시리즈에서 플러스를 단종시키고 '초슬림' 모델을 선택하며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17 에어의 두께는 전작 아이폰 16시리즈 대비 최대 25%가량 두께가 줄어든다. 아이폰 17에어의 두께는 약 6.25mm로 예상되며, 8.25mm 두께인 아이폰 16 프로와 프로맥스 대비 2mm 얇다. 7.8mm인 아이폰16 기본 모델과 비교하면 1.5mm 줄어들었다.

현재까지 아이폰 가운데 가장 얇은 아이폰6의 두께인 6.9mm보다 얇은 것으로, 아이폰17 에어에 대한 전망치가 사실로 입증된다면 가장 얇은 아이폰 타이틀을 얻게 된다. 아이폰17 에어는 맥북 에어의 흥행에서 영감을 받았다. 맥북 에어는 애플 노트북 라인업 중간에 자리하며, 최고 사양이 필요하지 않은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그러나 아이폰에서는 에어 라인업 전략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맥북 에어가 고사양이 아닌 대신 합리적인 가격대로 소비자 수요를 자극했으나, 아아이폰 17에어는 예상 가격대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이폰17 에어는 아이폰 최상위 모델인 프로맥스보다 가격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양은 가격대와 비례하지 않는다. 아이폰 17프로맥스에는 A19프로 칩이 탑재될 예정이나, 아이폰 17에어는 보다 하위 버전인 A19칩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아이폰 17에어는 애플이 수년간 자체 개발한 5G모뎀 칩 사용이 유력하다. 해당 칩이 퀄컴 5G모뎀 칩보다 작아, 아이폰 에어의 얇은 두께를 뒷받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생성형 AI폰 열풍이 거셌다. 삼성이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중국 제조사, 애플까지 AI폰 시장에 뛰어들었다"면서 "AI폰이 대세가 되면서 오히려 AI 기능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게 됐다. 제조사들은 슬림 제품을 새로운 소구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앞서 슬림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10월 내놓은 '갤럭시 Z폴드 SE(스페셜에디션)'이다. 바짝 뒤쫓는 중국 제조사들의 슬림형 폴더블폰에 맞대응 한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신제품의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를 강조하기 위해 흰색 가죽 클러치에 든 갤럭시 Z폴드 SE를 문 틈새에 슥 던져 넣는 극적인 장면을 티징 영상에서 연출하기도 했다.

Z폴드 SE의 10.6mm 두께와 236g 무게는 '갤럭시 Z 폴드6'와 비교했을 때 1.5mm 얇고 3g이 가볍다. 삼성 폴더블폰 가운데 최경량으로, 휴대성과 사용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기세를 이어 내년 내놓을 플래그십 갤럭시 S25의 슬림 버전도 만들 계획이다.

이는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의 단말기식별번호가 발견되면서 출시 계획이 알려졌다. 7.6mm인 갤럭시 S24보다 두께가 얇아질 것으로 보이며, 1분기 출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