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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인사 쇄신 태풍속, 예상깨고 연임 성공한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 무슨 이유? [DD인사이트]

권유승 기자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신한EZ손해보험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신한EZ손해보험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자회사 CEO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사 쇄신에 나선 가운데, 신한라이프와 신한EZ손해보험 등 보험 자회사 대표들은 각각 연임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는 여전히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임의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단연 눈길을 끌고 있다.

애초에 신한금융이 디지털보험사인 신한EZ손보를 완성형 자회사로 여기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단순 실적보다는 장기보험 판매 등 체질개선에 가산점을 준 것이 아니냔 시각이다. 당장 비은행 점유율에 기여하기 보다는 향후 인수합병(M&A)의 기틀을 잡아 놓는 게 우선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자회사 사장단 후보 추천을 실시하고 9곳의 자회사 CEO를 물갈이하는 대대적인 인사 쇄신에 나섰다.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신한DS, 신한벤처투자,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 등 자회사 CEO 자리에 새로운 인물들이 올라서게 됐다.

이런 가운데 신한라이프, 신한EZ손보 등 보험 자회사 CEO들은 나란히 자리를 지켜 눈에 띈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의 경우 취임 후 호실적을 기록하며 그룹의 비은행 부문을 상당부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연임을 점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반면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강병관 신한EZ손보의 연임에 대해선 의외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EZ손보는2022년 출범이후 매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 3분기 역시 14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2022년 127억원의 순손실에서 적자 폭이 오히려 커졌다.

"강병관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재선임을 추천했다"는 게 신한금융 측이 밝힌 표면적인 연임 사유다.

하지만 업계에선 강 대표가 연임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이 "애초에 신한금융에서 신한 EZ손보 실적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에 특별히 수장 교체의 의미가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즉 디지털보험사 특성상 이 같은 실적부진은 비단 신한EZ손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 캐롯·카카오페이·하나·신한EZ손해보험 등 국내 디지털손보사 4곳은 올 3분기 11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직까지 디지털손보사 중에서 흑자를 나타낸 곳은 전무하다.

디지털보험사는 수익성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소액단기보험을 주로 판매하다보니, 순이익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신한EZ손보가 당장의 실적보다는 장기보험 판매 등 체질개선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건강보험 판매를 시작한 신한EZ손보는 올해부터 운전자보험, 실손보험 등 장기보험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 측에서 애초에 신한EZ손보를 완성형 자회사로 바라보지 않았다는 시각도 나온다. 비은행 점유율에 기여를 하기 보다는 향후 M&A의 포석을 다지는 게 우선이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EZ손보는 현재 신한금융의 구색 갖추기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다"며 "신한EZ손보를 통해 당장 무언가를 기대한다기 보다는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접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EZ손보는 비단 M&A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그룹차원에서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조한 수익성은 디지털보험사라는 업권 특성상 비단 신한EZ손보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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