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오늘밤 차량 업데이트?”…’존 아키텍처’ AI SDV 앞당긴다

김문기 기자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의 경우 지속적인 차량 개선을 통한 운전자와 승객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과 맞춤화를 이룰 수 있다 [사진=TI]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의 경우 지속적인 차량 개선을 통한 운전자와 승객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과 맞춤화를 이룰 수 있다 [사진=TI]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하드웨어를 존 아키텍처에 구현하면 필요한 보드와 작업의 전체 수가 줄어든다. 제조업체의 비용이 절감된다. 고객이 대리점 서비스 부서에 방문할 필요없이 원격으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여러 보드를 3~4개의 존(Zone)으로 줄이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가능하게 하고 간소화시킬 수도 있다. 아울러 SDV와 마찬가지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면 제조업체가 출시시간을 단축시킨다.”

마크 응 텍사스인스투르먼츠(TI)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부문 총괄 디렉터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이 자동차 산업을 변화시킬 3가지 방법’과 관련해 소프트웨어 우선 접근 방식으로 차량을 설계하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의 경우 지속적인 차량 개선을 통한 운전자와 승객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과 맞춤화를 이룰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동차 정비를 받기 위해 자동차 딜러샵에 갈 필요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면, 방문 없이도 버튼을 누르거나 전화를 걸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질 것이다. 오래된 차량이라고 해서, 새로운 기능이 필요하다고 해서 새 차를 살 필요가 없어지기도 한다”라며, “지금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기능, 예를 들면 뒷좌석이 와이파이와 웹캠이 설치된 세컨드 사무실로 쓸 수 있는 등의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SDV 도입의 초기 단계가 있지만 그 성장은 엄청나다”라며, “제조업체들은 SDV 아키텍처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는 곧 소비자와 자동차 산업의 운전 경험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SDV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209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1665억달러로 연평균성장률(CAGR) 25.9%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샌드마켓은 글로벌 SDV 시장이 2023년 2709억달러를, 2028년 4197억달러로 연평균성장률 9.15%씩 성장할 것이라 예견했다. SDV 적용차량 역시도 올해 572만대로 10%만을 점유하고 있으나 2030년 5729만대에 이르는 80% 점유율로 올라설 것이라 전망했다. 수치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고성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기존 차량 내 도메인 아키텍처 예시 [사진=TI]
기존 차량 내 도메인 아키텍처 예시 [사진=TI]
SDV에서 부상하고 있는 존 아키텍처 예시 [사진=TI]
SDV에서 부상하고 있는 존 아키텍처 예시 [사진=TI]

◆존 아키텍처 핵심, 차량용 컴퓨팅 모듈 반도체

기존 자동차와 SDV가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는 효율적인 SW 아키텍처를 도입했다는데 있다. SW 중심의 차량은 내부 하드웨어의 변화를 야기했는데, 이에 따라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존 아키텍처’가 부상했다.

과거 전통적인 자동차의 경우 전자제어유닛(ECU)과 복잡한 배선들로 이뤄진 중앙집중식(도메인 기반 아키텍처)이었다면 SDV의 경우 각각의 존으로 구성된 기능들이 고성능 컴퓨팅유닛(HPCU)을 중심으로 맞춤형 소프트웨어에 의해 구동되고 또 이 존들은 각각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통해서 심리스하게 연결되는 방식이다.

가령, 1층짜리 집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기존 방식은 집 안에 하나의 방이 있고 이 방 안에서 각각의 그룹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고 상상할 수 있다.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제어하기도 쉽지 않다. 이 상황에서 무엇을 바꾸려해도 모두를 설득해야 한다.

‘존 아키텍처’는 이 각각의 그룹에 똑똑한 사회자를 임명하고 각자가 논의할 수 있는 독립된 방을 내어주는 것과 같다. 사회자가 더 나은 방향이 있다면 그 그룹에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진행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이들 그룹이 각각 자신들의 주장을 공유할 수 있는 거실 역시 마련해 놓는 식이다.

마크 응 디렉터는 “자동차는 조향에서 라디오 재생에 이르기까지 존당 여러 가지 다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라며, “존 아키텍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더 쉽게 관리할 수 있게 하고, 전체 대기 시간을 줄이며, 업데이트 및 수정 유연성을 높이기에 SDV를 구축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존 아키텍처의 핵심은 반도체다. 대표적으로 TI의 경우 존 아키텍처 구현을 위해 자동차 제조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가령, 다양한 온도에 걸친 지능형 전력 분배, 확장 가능한 컴퓨팅 솔루션, 센서를 모니터링하는 신호 컨디셔닝, 컨트롤러 영역 네트워크, 로컬 상호 연결 네트워크 또는 이더넷과 같은 차량 내 네트워킹을 위한 통신 인터페이스와 같은 소프트웨어 시스템에서 작동할 수 있는 기술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고도로 통합된 레이더 칩셋은 고급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실시간 모니터링은 전압, 전류 및 온도를 모니터링해 배터리에 서비스가 필요한 시기를 결정해주기도 한다.

그는 “SDV는 소프트웨어를 중앙 집중화하고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에서 분리해 신속한 혁신을 가능하게 하며, 이 소프트웨어는 프로세서,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및 센서의 데이터를 활용해 전반적인 차량 성능을 최적화하고 ADAS 또는 배터리 모니터링 및 사용자 정의와 같이 안전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라며, “업계가 더 똑똑해지고 새로운 기능을 채택하도록 프로그래밍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칩을 설계함에 따라 설계 엔지니어는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TI]
[사진=TI]

◆매번 새차를 타는 듯…업데이트 통한 지속성 획독

기존 도메인 기반 아키텍처는 각각의 도메인에서 독립된 ECU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소프트웨어 관리가 쉽지 않다. 복잡성과 확장성 부족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자 한다면 다수의 도메인 또는 전체 도메인을 손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비용과 시간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마크 응 디렉터는 “SDV는 지속적인 개선과 차량을 구매하고 도로에 나온 후에도 차량에 새로움을 추가할 수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면 제조업체는 출시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하드웨어 선출시, 소프트웨어 후속조치 등 병렬적이고 단계적인 출시를 수행할 수 있다”라며, “스마트폰이 업데이트되는 방식과 유사하게, SDV의 일관된 업데이트는 운전자가 차량을 더 오래, 더 스마트하게 쓸 수 있는 향상된 사용자경험(UX)을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I는 SDV 시장에서 이같은 통합 솔루션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존 아키텍처뿐만 아니라 이퓨즈(eFuse) 기술을 포함한 종합적인 SDV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관련 산업에서 검증된 반도체 기술력과 높은 신뢰성이 주요 특장점이기도 하다.

이퓨즈는 기존 퓨즈를 대체하는 반도체 스위치를 말한다. 재설정 가능한 출력, 개선된 시간-전류 특성, 디지털 인터페이스 등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케이블 길이와 중량을 줄이고, 배선 하네스 비용을 절감할수 있다. 저전력 모드와 구성 가능한 용량성 부하 구동 모드 등 성능과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TPS2HC10-Q1 이퓨즈는 SPI 통신과 저전력 모드, I2T 전류 제한, 지능형 커패시터 충전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SDV 개발의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아울러, TI 솔루션은 유연한 확장성을 특장점으로 다양한 차량 모델과 트림에 적용 가능한 스케일러블 솔루션을 제공한다. 저전력 설계를 통한 배터리 효율성 향상과 높은 진단 기능을 통해 시스템 안정성 또한 개선할 수 있다. 이같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은 SDV 시대 필수적인 유기적 결합이다.

향후에도 TI는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SDV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 "TI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력하여 더 진보된 운전자 지원 시스템부터 더 스마트한 전기차 파워트레인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보다 신뢰할 수 있고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안전한 차량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응 TI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부문 총괄 디렉터 [사진=TI]
마크 응 TI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부문 총괄 디렉터 [사진=TI]

◆SDV 보급 확대 통한 신규 수입 창출 기대

SDV의 보급 확대는 또 다른 수익 창출의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다. 가령, SDV 측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된다면 매일 아침 출근길에 좋아하는 커피숍에 들르는 기능을 구현할 수도 있다. 여러 가족 구성원이 같은 차를 공유하는 경우 사용자는 운전석에 앉은 사람에 따라 SDV에서 음악이나 에어컨에 대한 다른 선호도를 설정할 수 있다.

마크 응 디렉터는 “운전자가 향상된 기능을 선택하면 제조사는 이를 차량에 원활하게 통합하여 구독 기반 모델과 유사한 지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SDV는 차량에 인공 지능을 통합하여 다른 장치 및 산업 인프라와 더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다”라며, “예를 들어, 전기 자동차는 차량-전력망 또는 차량-가정 통신을 통해 집과 통신하고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SDV가 사용자와 제조업체 모두를 위해 자동차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근거다. 산업에서 이러한 전환점이 지속적으로 수용됨에 따라 훨씬 더 많은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물론 그에 따른 과제 역시 산적하다. SDV를 위해서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구조적 혁신이 필요하겠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도 보다 높아져야 한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네트워킹은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역시 중요하다는 의미다. 각국마다 다른 규제 상황 역시 따져봐야 한다.

TI는 “향후에도 SDV 관련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SDV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며, 더 스마트하고 안전한 자동차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SDV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보다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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