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 700억 원 규모 차세대 시스템 구축 착수…IT서비스 빅3 경쟁에 관심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이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금융 인프라의 안정성 강화를 위한 디지털 혁신에 본격 나선다.
12월 6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예탁원은 증권 집중예탁과 계좌 대체 및 결제 업무를 통해 자본시장 인프라 역할을 수행해왔다. 또한 시장 수요에 부응하는 신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도입하며 전자투표와 증권 파이낸싱 지원, 글로벌 증권 관리 등 핵심 금융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예탁원은 약 6975조 원 규모의 국민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해외 40개 시장에서 외화증권 거래와 관리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 증권 결제 기간을 기존 2일에서 1일로 단축하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위한 ICSD 국채 통합계좌 구축을 통해 글로벌 투자환경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예탁원은 디지털 혁신의 일환으로 700억 원 규모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의 e-SAFE 시스템을 대체할 신기술 기반의 새로운 금융 인프라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중점을 둔다.
현행 시스템은 2011년 도입돼 약 13년간 운영되어 왔으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노후화로 안정성 및 확장성에 한계가 지적되어 왔다. 이번 차세대 시스템은 금융시장의 디지털 전환 요구에 부응하고, 신속한 서비스 개선이 가능한 독립 시스템 구조로 설계된다.
새로운 시스템 구축은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1단계에서는 글로벌 투자 지원과 증권 대행 업무의 독립 시스템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외화 증권 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자 문서 관리 및 AI 기반 문서 처리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자동화와 안정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AI-OCR 도입으로 문서의 판독 및 관리가 자동화되며, 데이터 처리 및 관리 효율성도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특히 경영지원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도 추진된다. 인사·급여, 예산·회계 등 21개 경영지원 시스템을 재구축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협업 솔루션 및 전자 서명 시스템을 도입해 디지털 워크플레이스를 구현한다. 이를 통해 사내 소통과 협업 환경이 개선되고, 문서중앙화 및 AI 기반 회의록 작성 기능도 도입될 계획이다.
IT 인프라 측면에서는 최신 표준 아키텍처 기반의 서버 및 네트워크 인프라가 재구축되며, 안정적이고 확장성 있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도입한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암호화 및 인증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고, 보안 체계가 전면 재정비된다. 기존 단일 시스템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장애 발생 시에도 독립 운영이 가능한 분산 아키텍처가 적용된다.
이번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은 약 16개월에 걸쳐 진행되며, 단계별 테스트와 안정화 작업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예탁원은 이를 통해 금융 인프라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연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예탁원은 상법 개정안 통과에 대비해 전자 주주총회 시스템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비대면 환경에서의 주주총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ATS(대체거래소) 출범에 따른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과 토큰 증권 관리 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신기술 적용 계획도 발표했다.
한편 내년도 금융 IT시장이 경색될 가능성도 높아진 가운데 700억원 이상의 예탁결제원 사업에 주요 금융IT 업체들이 달려들 것으로 보인다. 대형 SI사는 물론 중견 SI사들까지 관련 사업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2011년 2월에 가동한 예탁결제원 차세대시스템은 LG CNS가 수주한 바 있다. 당시 LG CNS는 SK C&C와 경쟁 끝에 사업을 수주했다. 삼성SDS는 당시 대외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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