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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렌더링, 효율, AI"…엔비디아가 꼽은 'RTX 50' 시리즈의 키워드

고성현 기자
RTX 50 시리즈에 대해 발표하는 션 클리블랜드(Sean Cleveland) 엔비디아 지포스 테크 마케팅 디렉터
RTX 50 시리즈에 대해 발표하는 션 클리블랜드(Sean Cleveland) 엔비디아 지포스 테크 마케팅 디렉터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엔비디아가 조만간 출시할 신규 그래픽카드 'RTX 50' 시리즈의 강점으로 강력해진 실시간 그래픽 렌더링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통한 전력·성능 효율성을 꼽았다. AI를 기반으로 한 렌더링 기술로 그래픽 성능을 높이는 한편, 향후 나올 온디바이스AI PC에 최적화된 앱 활용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를 바탕으로 침체됐던 PC 시장의 수요심리가 회복될지도 관심이 모인다.

엔비디아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RTX AI PC 데이'를 열고 지포스 RTX 50 시리즈와 개발자·사용자를 위한 앱 등을 공개했다.

RTX 50 시리즈는 차세대 아키텍처 '블랙웰(Blackwell)' 기반의 게이밍 그래픽카드로 이전 40 시리즈 대비 높은 성능과 효율을 갖췄다. 전작 대비 한 세대 앞선 5세대 텐서 코어와 4세대 레이트레이싱(RT) 코어가 도입됐으며, GPU 중 처음으로 GDDR7 메모리가 탑재됐다. 아울러 엔비디아의 독자적인 AI 업스케일링·저지연·프레임 보간 기술인 딥 러닝 슈퍼 샘플링(DLSS) 4가 처음 도입되면서 프레임 안정성·효율적인 성능 향상도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RTX 50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RTX 5090은 920억개의 트랜지스터가 탑재됐고 최대 4페타플롭스(PFLOPS)의 AI 연산 능력과 380 PFLOPS의 RT 성능을 제공한다. 이는 전작인 RTX 4090 대비 3배 이상 향상된 수치다. 또 GDDR7 메모리 탑재로 초당 1.8테라바이트(TB) 대역폭을 지원해 이전 세대 대비 두배 이상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갖췄다.

개별 PC의 AI 모델 작동을 위한 환경도 구축했다. 저등급 양자화 기법인 FP4을 지원해 경량화된 AI 모델을 과도한 메모리 사용 없이 활용하 수 있도록 했고, 한차원 강화된 RT코어·텐서 코어와 확대된 탑재수량으로 3D 렌더링 및 엔비디아 인퍼런스 마이크로서비스(NIM) 등의 개발자·사용자 프로그램 처리 역량을 강화했다.

RTX 스킨(RTX Skin) 기술에 대한 예시. RTX 스킨이 적용된 오른쪽 화면은 빛 반사에 대한 귀의 표현이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돼 불그스름한 색을 띠고 있다
RTX 스킨(RTX Skin) 기술에 대한 예시. RTX 스킨이 적용된 오른쪽 화면은 빛 반사에 대한 귀의 표현이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돼 불그스름한 색을 띠고 있다

그래픽 렌더링 측면에서도 다양한 AI기능을 적용해 효율성과 성능을 높였다. 우선 그래픽의 핵심인 셰이더에 AI 기능을 통합한 '뉴럴 셰이더(Neural Shader)'를 RTX 50에 도입했다. 이를 통해 렌더링 단계에서 학습된 AI로 이미지 품질 개선 및 프레임 생성 등을 가능케 했고 '불쾌한 골짜기'를 유발케 했던 가상 캐릭터의 얼굴 표현, 다중 레이어의 빛 반사 표현이 어려웠던 실시간 RT 등을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최신 버전인 DLSS4도 적용했다. DLSS는 저해상도로 렌더링한 화면을 고해상도로 보정하는 기술이다. 엔비디아는 DLSS4에서 트랜스포머 기술을 도입해 기존 합성곱신경망(CNN) 기반 대비 큰 AI 모델과 방대한 사례를 기억할 수 있게 했다. 또 다중(Multi) 프레임 생성 기능과 하드웨어 플립 미터링을 통해 전작 대비 30% 적은 D램 활용으로도 40%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

입력 속도가 중요한 1인칭 슈팅 게임(FPS) 등에 특화된 기능인 '리플렉스 2'도 공개했다. CPU와 GPU 간 적시 제출(Just in time submission)로 동기화를 정확하게 해 입력장치에 대한 반응속도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발표를 담당한 션 클리블랜드(Sean Cleveland) 엔비디아 지포스 테크 마케팅 디렉터는 "전통적인 렌더링 방식으로는 10개의 GPU를 병렬화시켜야 이러한 수준까지 달성할 수 있기에, 실시간 렌더링을 위해서는 좀 더 스마트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AI 기능을 활용하면 오브젝트에 대한 일부 중복된 데이터를 파악해 예측하는 등 컴퓨팅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슈퍼 레졸루션(SR)을 적용한 모델도 까다로운 조명 환경 등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다"며 "향후 베타 버전 출시로 개선 사항이나 피드백을 구하고 나중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개발자용 RTX 툴 킷. 인공지능을 적용해 실시간 RT를 강화한 뉴럴 머티리얼을 포함한 렌더링 툴킷이 포함돼 있다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개발자용 RTX 툴 킷. 인공지능을 적용해 실시간 RT를 강화한 뉴럴 머티리얼을 포함한 렌더링 툴킷이 포함돼 있다

엔비디아는 자체 가상 캐릭터 개발 기술 툴인 에이스(ACE)의 가능성도 높게 봤다. 에이스는 온디바이스용 경량 대규모언어모델(sLM)을 기반으로 한 기술로, 지난 2023년 첫 공개 당시에는 캐릭터가 챗GPT를 활용해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는 수준이었다. 이후 업데이트가 지속되면서 사용자와 실시간 대화는 물론, 주변 상황을 인식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등 발전을 거듭했다.

국내 게임사와의 ACE 기반 협력 사레도 공유했다. 크래프톤은 1인칭·3인칭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에 ACE를 기반으로 한 코플레이어블 캐릭터(CPC)를 도입해 플레이어와 협력하는 AI 캐릭터를 구현할 예정이며,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인 '인조이'에서도 주변 상황을 인식해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CPC인 '스마트 조이'를 개발하고 있다.

또 PC 환경에서 개발과 추론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앱도 지원한다. 엔비디아에서 지원하는 NIM을 클라우드 단이 아닌 온디바이스AI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노코드·로우코드 API도 지원해 간단한 개발 환경을 구축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RTX 시리즈의 최고사양 제품인 RTX 5090과 RTX 5080을 오는 30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RTX 5090은 1999달러, RTX 5080은 999달러, 2월 출시 예정인 RTX 5070 Ti와 RTX 5070은 각각 749달러, 549달러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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