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건강한 동거 시작"…풀무원, 올리브영과의 '공생관계' 통할까

최규리 기자
[ⓒ 올리브영]
[ⓒ 올리브영]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유통업계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식물성과 건강을 강조하는 '풀무원건강생활'이 최근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양사 협업이 건기식 시장 내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풀무원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풀무원건강식물원은 지난 5일 올리브영에 공식 입점했다. 이번 협업을 통해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식물성 건강식품 브랜드 간의 '공생 관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6조440억원으로, 2020년 대비 16.8% 성장했다.

특히 올리브영의 주요 고객층인 MZ세대가 건강을 중시하면서 피부 건강, 장 건강, 체중 관리 등 뷰티와 연결된 건강 니즈가 강해지고 있다. 이에 건강기능식품과 뷰티 시장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는 추세다.

이번 올리브영 입점은 풀무원건강생활 입장에서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H&B 스토어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간 협업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이다.

올리브영은 이미 '오쏘몰', '이뮨 원샷', '비비랩' 등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건기식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 역시 이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기회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풀무원건강생활은 풀무원의 100% 자회사로, 현재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2023년 매출 450억원, 영업손실 18억원을 기록하며 지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올리브영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고 매출 회복을 노리는 구상이다. 다만 풀무원건강식물원이 지난해 5월 론칭한 신생 브랜드라는 점에서, 이미 시장을 선점한 기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들과 경쟁해야 한다. 차별화된 전략 없이 경쟁에 뛰어들 경우 소비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풀무원건강식물원 관계자는 "풀무원건강식물원은 이제 막 출범한 브랜드인 만큼 집중적인 육성이 필요한 단계. 현재 올리브영과 같이 지속가능한 건강 라이프에 관심이 높은 고객층이 몰려 있는 채널을 중심으로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내에서 브랜드 포지셔닝을 확립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는 풀무원건강식물원의 핵심 가치인 식물 영양소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활용해 신규 라인업을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리브영의 글로벌 확장도 풀무원건강생활에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올리브영은 최근 미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H&B 스토어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올리브영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풀무원건강생활 역시 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올리브영과의 협업이 경쟁 관계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PB) '탄탄'을 론칭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탄탄'은 체지방 감소, 피부 건강 등을 겨냥한 제품군을 앞세워 1030대 여성 고객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과의 협업이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올리브영의 PB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풀무원건강생활이 올리브영과의 협업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차별화된 제품력과 브랜드 스토리를 강조해야 한다"며 "올리브영이 자체 PB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단순 유통망 확장이 아닌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신뢰 구축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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