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팔도 아성 깨지나…농심 '배홍동' vs 삼양 '맵탱', 비빔면 대전

최규리 기자
(왼쪽부터) 농심 '배홍동칼빔면', 삼양식품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 [ⓒ각 사]
(왼쪽부터) 농심 '배홍동칼빔면', 삼양식품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 [ⓒ각 사]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농심과 삼양식품이 비빔면 성수기를 앞두고 다시 맞붙는다. 지난해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 속에서 밀렸던 농심이 배홍동 브랜드의 신제품 '배홍동칼빔면'으로 반격에 나선다. 이에 맞서 삼양식품도 1년간의 재정비 끝에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을 선보이며 응수한다. 특히 양사는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각각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하나로 농심을 제치고 라면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2024년 삼양식품의 매출은 1조7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442억원으로 133% 급증했다. 반면 농심의 매출은 3조4387억원으로 삼양식품의 두 배 규모이지만, 영업이익은 1631억원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7%로, 4분기 기준으로는 2.4%까지 떨어졌다. 내수시장 둔화와 판촉비 부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삼양식품은 수출 비중을 2023년 68%에서 2024년 3분기 77%로 확대하며 글로벌 성장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는 주가에 영향을 주며, 이 기간 삼양식품 시가총액이 6조1997억원을 기록, 2조1228억원인 농심을 압도하는 배경이 됐다.

이에 농심은 비빔면 시장에서 다시 한번 반격을 노린다. 지난 2021년 출시한 '배홍동비빔면'으로 시장 2위에 오른 농심은 올해 배홍동칼빔면을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칼국수 비빔면이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앞세웠으며, 두껍고 얇은 면이 혼합된 '도삭면' 형태를 적용해 식감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배홍동비빔면을 시작으로 2023년 '배홍동쫄쫄면', 올해 '배홍동칼빔면'까지 다양한 면 형태로 즐기는 배홍동 시리즈를 연이어 출시하며, 이번 배홍동칼빔면까지 여름 성수기 비빔면 시장 선하겠다는 구상이다.

농심 관계자는 "칼국수비빔면 메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며 관련 맛집, 레시피의 온라인 언급량이 최근 3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며 "맛깔난 배홍동 소스로 즐길 수 있는 칼국수비빔면 '배홍동칼빔면'으로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여 2025년 비빔면 시장 대세 제품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의 라이벌로 올라선 삼양식품도 기세를 몰아 비빔면 시장에 재도전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열무비빔면, 사과비빔면 생산을 중단하며 불닭볶음면 라인에 집중한 바 있다. 그러나 비빔면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자, 1년간의 재정비 끝에 새로운 브랜드 '맵탱'을 내세워 비빔면 시장에 복귀했다.

특히 삼양식품이 준비 중인 신제품은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이 주도한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으로, 실비김치맛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실비김치는 맵고 강한 감칠맛으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식품이다. 삼양식품은 전 전략총괄이 주도하고 있는 '맵(MEP) 유니버스' 전략을 비빔면으로 확장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맵탱 브랜드를 통해 선보이는 비빔면으로, 색다른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비빔면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던 팔도비빔면의 시장 점유율이 매년 낮아지는 것도 이들에게 기회로 작용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데이터 따르면, 1984년 출시된 팔도비빔면은 80%에 달하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6월 기준 53%까지 하락했다. 반면, 농심 배홍동비빔면은 같은 시기 시장 점유율 20% 수준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굳혔다.

라면업계에서는 올해 비빔면 시장 규모가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57억원에서 올해 1800억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빔면 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며 "칼국수 비빔면과 실비김치 비빔면이라는 두 가지 트렌디한 콘셉트가 맞붙는 이번 대결이 여름철 라면업계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비빔면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과거 독주 체제였던 팔도의 점유율이 낮아지고 신흥 강자인 농심과 삼양식품이 격돌하면서 시장 판도가 변화가 주목된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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