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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신한·하나·우리금융 이사 선임 무더기 반대표…금융권 "변수 안될 것"

강기훈 기자
ⓒ5대 금융지주
ⓒ5대 금융지주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이사 선임에 대해 무더기로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ISS가 매년 정확한 기준 없이 반대만 해왔다며 불만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또 ISS의 권고가 큰 영향을 끼치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계 1위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이사 선임 안건에 대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ISS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비상임이사 재선임에 관해 "심각한 책임 실패를 보여준 이사를 이사회에서 해임하지 않았다"며 반대했다. 또한 투자자들에 김조설, 배훈, 윤재원, 이용국, 곽수근 등 5명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도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2021년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당시, 부실 판매에 대한 감독 소홀로 전임 회장과 행장이 당국의 제재를 받는 등 문제를 일으켰으나, 별다른 조치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ISS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이승열·강성묵 부회장의 사내 이사 재선임은 물론 박동문, 이강원, 이준서 사외이사 선임도 반대했다.

ISS는 "함 회장은 회사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라면서도 "경미한 제재를 받아 직무가 정지되진 않았으나 (함 회장은) 부실 감독에 주요 책임이 있으며, 소비자들의 피해가 심각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직원 채용 업무방해 혐의로 하나금융이 홍역을 치른 점을 언급한 것이다.

우리금융에 관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ISS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DLF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사태로 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았음에도 윤인섭 사외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윤 이사의 사외이사 재선임을 반대했다.

이 같은 ISS의 반대 표명에 정작 금융권은 큰 무게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매년 금융지주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내 온 만큼, 올해도 예상한 바라는 것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지난 11일 천상영 최고재무책임자(CFO) 명의의 주주 서한을 발송, ISS가 내린 반대 권고에 의견을 내기까지 했다.

천 CFO는 서한에서 "ISS는 2023년 주총 때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당시 은행장)이 라임펀드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며 진 회장 선임을 찬성했지만 2024년 이후엔 진 회장을 '문제 있는 이사'로 재분류, "진 회장을 해임하지 않았다는 명목으로 다른 이사들을 '무대응 이사'로 분류했다"고 지적했다. 잣대가 1년 만에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ISS의 권고가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상장된 금융지주들은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높아 ISS의 권고를 바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지만 절대적인 영향력이 있다곤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지주들이 올해부터 책무구조도를 시행하고 있고,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어 웬만한 이사 선임 안건은 순조롭게 통과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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