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뷰티 디바이스 전쟁"…AI 칼 빼든 '아모레' vs 선두 지키려는 '에이피알'

최규리 기자

(왼쪽부터)아모레퍼시픽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 에이피알 뷰티디바이스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부스터 프로'. [ⓒ각 사]
(왼쪽부터)아모레퍼시픽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 에이피알 뷰티디바이스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부스터 프로'. [ⓒ각 사]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업계 1위 에이피알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 화장품 대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인공지능(AI) 기반 미용기기 브랜드 '메이크온'을 앞세워 본격 출시되면서 경쟁 구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에이피알의 미용기기 매출은 3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44.6% 증가했으며, 2021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300만대를 돌파했다. 해외 판매 비중도 47%에 달하며, K-뷰티 기기의 글로벌 입지도 확장 중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7228억원, 영업이익은 1227억원으로 각각 38%, 30.2% 증가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신제품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이하 스라테 S3)'를 출시하면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뷰티 솔루션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CES 2025에서 AI 기술이 뷰티 산업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기술 투자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서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3년부터 생성형 AI를 비즈니스에 적용해온 아모레퍼시픽은 마케팅, 세일즈, 고객 응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제품 대비 피부 진단 속도를 3초로 단축하고, 맞춤형 관리법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피부 분석과 맞춤형 케어는 기존 미용기기 시장과 차별화를 이루는 요소다. 이번에 출시한 스라테S3는 CES에서 6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한 아모레퍼시픽의 독자 기술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을 탑재했다.

이 기술은 기기로 측정한 피부 분석 데이터를 결합해 사용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자기 피부 점수와 기기 사용 패턴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주간 피부 챌린지, 커스텀 루틴 알람 등의 기능을 활용해 체계적인 피부관리를 할 수 있다.

AI 기반 맞춤형 화장품 개발도 적극 추진 중이다. '헤라 커스텀 매치'는 AI 피부 분석을 활용해 맞춤형 파운데이션을 즉석에서 제조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11월에는 '헤라 센슈얼 립 커스텀 매치'까지 확대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뷰티 디바이스 연구 개발을 지속하며, 화장품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기술연구원 및 미용 기기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며 "글로벌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성장에 맞춰 대응하는 한편 초개인화된 뷰티 경험과 다양한 디바이스·서비스 연결을 통한 '커넥티드 뷰티'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3조888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205억원으로 103.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6016억원으로 246.0% 급증했다.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AI 기술과 협업을 강화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미용기기 시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물론 이에 대응해 에이피알도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메디큐브'를 중심으로 스킨케어와 미용기기 시장을 동반 성장시키는 전략과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일본에서는 큐텐(Qoo10) 등 현지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기업 '퓨어서울'을 통해 영국 시장에 진출했다. 국가별 맞춤 전략과 B2B 협력을 병행해 해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뷰티 디바이스 개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현재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존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하며 기술 발전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메디큐브의 모바일 앱 '에이지알(AGR)'을 통해 디바이스 사용 주기 캘린더, 사용 알람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용 커뮤니티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도 적극 전개하고 있다. 향후 AI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뷰티 디바이스 분야에서는 '부스터 프로', '울트라튠 40.68', '하이포커스 샷'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지속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PDRN과 디바이스 생산에서 쌓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스킨부스터 등 헬스케어 사업으로도 확장을 모색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의료기기로 분류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에이피알이 뷰티 디바이스의 대중화와 글로벌 시장 확장에 주력하며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브랜드 다각화에 나서는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AI 기반 차별화 전략과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력과 자본력을 앞세워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한 뷰티업계 전문가는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과 에이피알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맞춤형 솔루션과 브랜드 경험까지 고려한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효과 검증과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만큼, AI 피부 분석과 맞춤형 관리 기능이 실제 효능을 입증할 수 있느냐가 시장 경쟁력을 결정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