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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AI폰 시대 도래…삼성 '뺏길라' vs 애플 '주춤' vs 中 '자신감'

옥송이 기자
아이폰 16e. [ⓒ애플]
아이폰 16e. [ⓒ애플]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폰 시장이 급성장 가도를 달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5대 중 1대가 생성형 AI폰이었다면, 올해는 3대 중 1대가 생성형 AI폰에 달한다.

AI폰이 프리미엄폰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표정도 각기 다르다. 갤럭시 S24 시리즈로 AI폰 시장에 깃발을 꽂은 삼성전자가 '시장 사수'에 집중하는 한편, 중국 제조사들은 기술 굴기에 기반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애플은 AI 허위 논란에 휩싸이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24일 서울 YMCA는 애플이 제공 불가능한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 16 시리즈의 주된 기능으로 허위 광고했다면서,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앞서 서울 YMCA는 이달 13일 애플을 상대로 출시가 지연된 AI 기능으로 아이폰 16 시리즈의 허위·과장 광고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소비자 보상 대책을 촉구했다. 그럼에도 애플이 아무런 보상 대책을 마련하지 않자 공정위에 철저한 조사와 검찰 고발을 촉구한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 16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기기들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 표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 애플은 공식 성명을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인 음성 비서 '시리' 업그레이드가 내년으로 미뤄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애플 인텔리전스 지연을 둘러싼 논란은 비단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악시오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내 아이폰 이용자들은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에 대한 허위 광고와 불공정 경쟁을 했다며,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에서 구현한 모습. [ⓒ애플]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에서 구현한 모습. [ⓒ애플]

클락슨 로펌에서 대리한 소송에서 아이폰 16 사용자들은 "인터넷, TV, 기타 방송을 통해 소비자에게 아이폰이 출시되면 혁신적인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주었다"면서, "애플은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가격으로 업그레이드하도록 했다. 그러나 애플 주장과 달리 해당 제품들은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크게 제한됐거나, 제공되지 않아 소비자를 오도했다"고 비판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은 애플의 대내외적인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AI 개발 지연을 이유로 경영진을 교체했다. AI 부문 수석부사장인 존 지아난드레아를 마이크 록웰 비전제품 그룹 부사장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애플의 신제품 개발을 이끌어 온 록웰을 AI 부문에 투임함으로써, 하드웨어 경쟁력을 AI 기기에 통합할 것이란 계산이다.

다만, 경쟁사들과의 근본적인 AI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역시 "이번 개편은 애플이 직면한 AI 기술의 심각한 경쟁력 부족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또한 소비 소비자들로부터의 신뢰 저하 및 AI 지각생 인식은 결국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점쳐진다.

화웨이 퓨라 X [ⓒ화웨이]
화웨이 퓨라 X [ⓒ화웨이]

애플이 과거 혁신의 아이콘에서 현재 AI 늦깎이로 밀려난 가운데, 중국 제조사들은 강력한 내수와 기술 굴기에 힘입어 AI폰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화웨이다. 이달 21일 화웨이는 폴더블 신작을 공개했다. 기존 플립형 폴더블 라인업 포켓으로 출시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플래그십 라인업인 퓨라 시리즈로 편입시킨 '퓨라 X'를 내놨다. 기존 플립형 대비 좌우 너비가 넓고, 힌지가 측면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플립 형태지만, 갤럭시 폴드처럼 여닫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자체 AI 모델 '판구(Pangu)'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딥시크로 강화된 AI 비서 '하모니 인텔리전스'도 지원한다. 하모니 인텔리전스는 AI 음성비서 셀리나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다. 또한 이번 신작은 자체 운영체제(OS)인 하모니 OS에서 한 발 더 진보한 '하모니 OS 넥스트'를 탑재한 첫 제품이다. 하모니 OS 넥스트는 화웨이의 OS 독립 열망이 담겼다. 안드로이드 체제에서 벗어나고자 지난 2년간 텐센트, 바이트댄스, 징동닷컴 등 본토 기업들과 협력 끝에 탄생했다.

화웨이는 강력한 내수에 힘입어 하드웨어 및 OS 독립까지 이룬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중국 내 앱 사용엔 문제가 없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아직 중국 기술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모니 OS가 중국 내수에선 애플의 iOS를 제치고 점유율 2위까지 올라섰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하모니OS에서 지원하는 앱 숫자가 iOS 및 안드로이드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앞)과 삼성전자 부스르 둘러보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앞)과 삼성전자 부스르 둘러보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기술 독립과 고립 사이에서 중국 업체들이 고군분투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AI폰 시장 사수에 집중할 방침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AI폰 경쟁 격화에 대해 "삼성전자는 AI폰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OS 및 사용자경험(UX)을 AI 기반으로 혁신해 더 쉽고 직관적으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퍼스널 데이터 엔진을 구축해 사용자 맞춤형 AI 경험을 제공하고, 녹스 볼트(Knox Vault) 등 보안 기술을 강화할 것"이라며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 AI의 균형을 맞춘 '하이브리드 AI' 전략을 확대해 사용자 요구에 최적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내부 AI 역량 강화는 물론 파트너십도 적극 활용해 모바일 AI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생성형 AI폰 시장 집계 및 전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생성형 AI폰 시장 집계 및 전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그러나 삼성전자의 AI폰 선점자로서의 지위는 영원하진 않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과 애플에 대해서 "프리미엄 세그먼트와 선진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활용해 초창기 생성형 AI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올해 정기적인 OS 업데이트를 통해 AI 역량을 지속 확장할 것"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생성형 AI폰 대중화는 중국 제조사들이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업체는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에 생성형 AI폰이 대중화되고, 주로 샤오미, 오포, 비보, 아너 등 중국 브랜드가 중급폰까지 생성형 AI 기능을 확장함에 따라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저렴한 AI폰 스마트폰이 주류가 되면 전체 출하량 증가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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