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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서 빛나는 K-AI 동맹…노타AI "시너지 실감"[K-AI에 묻는다]

이나연 기자

전 세계에서 AI 패권 경쟁이 가속하는 가운데, 국내 IT 기업들은 생존과 도약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토종 AI 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들의 도전과 협력 그리고 그들이 체감하는 산업 환경과 정책적 과제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김태호 노타AI CTO 겸 창업자 [ⓒ 노타AI]
김태호 노타AI CTO 겸 창업자 [ⓒ 노타AI]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K-인공지능(AI) 얼라이언스에 합류한 뒤 비즈니스 매칭이 성사될 만한 기회의 장이 많이 열리고 있다. 이전에는 SK텔레콤 내 부서들 니즈가 있을 때마다 단건으로 기술 협의를 논의했다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연합체 덕분에 더 적극적인 기술 협력 논의가 가능해졌다."

김태호 노타AI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창업자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카이스트 대학원생들이 2015년 창업한 노타AI는 온디바이스 생성형 AI·AI 최적화 솔루션 개발 기업이다. AI를 통해 스마트폰 키보드 오타를 줄여주는 '노타 키보드'로 시작해 현재는 AI 모델 경량화와 최적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노타AI의 AI 최적화 기술은 고성능 AI 모델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연산량을 최소화하고 속도를 올려 저사양·저전력 하드웨어 및 소형 사물인터넷(IoT) 기기에서도 원활한 AI 구동을 지원한다. AI 반도체 기업과 AI 솔루션·엣지 기업 모두가 노타AI 고객사다.

노타AI는 AI 모델을 반도체 환경에 최적화하는 플랫폼 '넷츠프레소(Netspresso)'를 독자 개발해 엔비디아, ARM, 삼성전자,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에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교통·홈 IoT·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시리즈 C 투자를 받은 노타AI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532억원 수준이다. 2022년부터 최근 3년간 연매출 성장률이 267%에 달하며 내년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노타AI는 올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작년 12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A, A' 등급도 획득했다. AI 최적화 기술로는 첫 사례다.

◆"적극 홍보해 준 SKT에 감사"…K-AI 얼라이언스 회원사 '시너지'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나흘 간 진행된 MWC25에 마련된 노타AI 부스 [ⓒ 노타AI]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나흘 간 진행된 MWC25에 마련된 노타AI 부스 [ⓒ 노타AI]

노타AI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5'에서 'K-AI 얼라이언스' 소속으로 현장 부스를 선보였다. K-AI 얼라이언스는 SKT 주도로 지난 2023년 출범한 국내 AI 혁신기업 연합체다. 대한민국 AI 기업들이 협력해 AI 생태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설립됐다.

김태호 CTO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SK텔레콤과 협업했고 지난해는 AI 기반 온디바이스 소비 전력 절감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며 "SK텔레콤 측 제안으로 작년 하반기 K-AI 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K-AI 얼라이언스 회원사로서 체감한 순기능으로는 대내외 홍보 효과를 꼽았다.

김 CTO는 "행사장에서 노타AI 부스는 8.1홀에 마련됐는데 이 공간이 매우 컸다"면서 "SK텔레콤이 K-AI 얼라이언스 회원사 홍보 영상을 직접 제작해 커다란 스크린에 띄워줬고, 국내 주요 귀빈들도 우리 부스에 초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회사 노출 기회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노타AI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2020년 독일 베를린과 미국 서니베일에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김 CTO는 "두 현지 법인을 통해 해외 고객사들과 국제적인 소통을 이어왔는데 올해는 MWC25를 계기로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치열해지는 전 세계 AI 경쟁…"정부 지원 중요하나 결국 생존은 기업 몫"

김태호 노타AI CTO 겸 창업자 [ⓒ 노타AI]
김태호 노타AI CTO 겸 창업자 [ⓒ 노타AI]

우리 정부는 올해 초 중국발 '딥시크 충격'과 맞물려 국가전으로 번진 AI 패권 경쟁에 대응하고자 ▲1만8000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국가AI컴퓨팅센터 가동 ▲월드베스트 거대언어모델(LLM) 프로젝트 등 진흥책을 다방면으로 내놨다.

김 CTO는 "마중물 관점에서 기업 주도 협의체나 정부 AI 바우처 사업 등 시도는 과거부터 있었지만 제대로 된 수익화까지 이뤄져 성장 곡선을 그린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다"면서도 "국내 산업 성장성에 대한 화살을 정부에게만 돌리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라고 제언했다.

AI 최적화 기술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회사들과 다양한 협력을 이어가는 회사로서는 국가 펀딩이 존재해도 관련 사업에 정부 돈이 유입되기가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김 CTO는 "정부 도움이 있으면 당연히 좋지만 결국 생존은 각자 몫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국회가 첨단기술 인재 유출 방지책으로 꺼내든 'AI 인재 병역특례'에 대해서는 "임시방편일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여야를 막론하고 발의된 AI 인재 병역특례법들은 일정 조건을 갖춘 병사가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는 병역 지정업체(대기업, 대기업 연구기관 및 연구개발 업체 포함)를 AI와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김 CTO는 "IT업계에서 전문연구요원은 한정된 기회라 골든티켓처럼 여겨진다"면서도 "전문연구요원 활동 기간이 끝나면 국내외 기업 중 거취를 고를 텐데 단순 연봉을 넘어 인프라, 전망 등 복합적인 요소에서 한국이 이기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역설했다.

개인에게 국가적 사명감을 강요할 수도 없는 만큼, 한국의 인재 유출 과제는 현실적인 싸움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국내 기업들이 파고들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으리라 내다봤다.

김 CTO는 "노타AI가 다루는 영역 자체가 매우 유니크한 데다, '실리콘밸리'와 견줘도 선도 업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글로벌 최고 업체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구성원들과 나누다 보니 외국에서 (노타AI로) 들어오고 싶다는 요청도 종종 받는다. 이렇게 각자만의 영역을 가져가는 게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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