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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ABL생명 노조, 우리금융과 中 다자보험에 '고용보장' 압박…"먹튀 용납 못해"

강기훈 기자
15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가 서울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사무금융노조]
15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가 서울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사무금융노조]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그룹의 동양·ABL생명 인수가 목전인 가운데, 동양생명과 ABL생명 직원들이 M&A(인수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모회사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인수를 추진 중인 우리금융이 고용보장에 대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다자보험과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측은 "중국 다자보험은 10년만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매각하고 한국 보험시장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그간 회사에 기여한 직원들의 고용보장과 보상방안 요구에는 핑계를 대면서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자보험은 고용 관련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선 우리금융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우리금융은 금융위의 승인 절차가 완료된 후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안건소위를 개최하고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건에 대해 논의했다. 아직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늦어도 5월 께 개최되는 정례회의에서 금융위가 조건부로 승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최선미 사무금융노조 동양생명보험지부장은 "노조는 다자보험이 공식적으로 우리금융 의견을 핑계로 답변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 우리금융 및 인수단의 입장을 지난 7일까지 회신해줄 것을 요구했다"며 "그런데 아무런 답변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먹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노조 측은 "다자보험이 금융위 승인 이후 매각 잔금을 받고 먹튀 해버리고 우리금융은 고용보장과 직원 보상에 대해 의무가 없다고 버티면 직원들의 이익은 누가 보호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노조는 금융위가 고용 보장 없는 인수를 승인할 시, 전면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중국 자본의 먹튀를 용납할 수 없다"며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노조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피해를 막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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