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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테이지, '풀스택AI'로 미국·일본·동남아 AI 시장 정조준

이나연 기자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한국에서 검증된 AI 업무 표준을 글로벌 시장에 확산해 AI가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업스테이지가 올해 출격 준비를 마친 '솔라 프로 1.3' 버전과 신규 멀티모달 AI를 통해 미국과 일본, 동남아에서 업무용 AI 시장을 본격적으로 두드린다.

광학문자인식(OCR)부터 거대언어모델(LLM)에 이르는 '풀스택 AI 모델'을 모두 자체 개발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업스테이지는 이를 무기로 한국을 넘어 글로벌 톱(TOP)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한국에서 검증된 AI 업무 표준을 글로벌 시장에 확산해 AI가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AI와 사람이 협업할 때 2~5배 업무 능력 향상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약 2900만명 경제활동인구 업무 생산성이 단 1%만 향상된다고 가정해도 연간 약 14조원 규모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셈이다.

◆솔라 프로 1.5와 첫 추론 모델, 멀티모달 AI 출격 대기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16일 공개된 솔라 프로 1.3 버전 사용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16일 공개된 솔라 프로 1.3 버전 사용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업스테이지는 자체 개발한 ▲AI 기반 OCR 문서 처리 기술 '다큐먼트 파스(DP)'와 ▲거대언어모델(LLM) '솔라' 프로 차세대 버전을 소개했다. 문서 내 데이터 추출 및 분석 솔루션인 DP와 기업 간 거래(B2B) 맞춤형 소형언어모델인 솔라는 AI 비즈니스 밑 단인 데이터부터 끝 단인 응용 서비스 개발까지 모두 가능한 풀스택 AI 개발 필수 요소다.

회사는 이를 위한 LLM 고도화를 지속한다. 김성훈 대표는 이날 공개한 솔라 프로 1.3 버전에 대해 "국내 경쟁모델 대비 한국어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한다"며 "일부 표현에 있어서는 오픈AI '챗GPT'나 앤트로픽 '클로드'와 비교해도 유사하다"고 자신했다.

오는 6월에는 ▲기존 220억(22B) 매개변수에서 330억 사이즈로 확장한 '솔라 프로 1.5' 버전 ▲오픈AI 'o 시리즈'와 딥시크 'R1'에 필적할 '생각 사슬(CoT)'을 구현한 첫 추론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OCR와 LLM을 통합한 멀티모달 AI도 제공한다. 6월 공개 예정인 VLM은 DP와 솔라를 결합해 정보 요약, 질의응답, 보고서 작성 등 문서 기반 다양한 LLM 작업을 단일 모델로 실행해준다. 내부 테스트 결과 메타의 '라마 4 스카우트', 구글의 '제미나이 2.5 프로'보다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계 적용 사례를 통해 본격적인 AI 수익화 가능성도 피력했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솔라를 출시한 이후 ▲조선일보와 AI 교열 모델 ▲한컴과 한컴어시스턴트 ▲로앤컴퍼니와 법률 특화 모델을 구축하며 총 250여억원 규모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 2023년 대비 약 5배 증가한 수치다.

◆국내외 주요 기업과 250억원 계약…미·일·동남아 B2B AI 시장 공략 박차

(왼쪽부터) 마츠시타 히로유키 일본 법인장, 최홍준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부사장, 권순일 사업총괄 부사장, 이활석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성훈 대표가 발표 이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츠시타 히로유키 일본 법인장, 최홍준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부사장, 권순일 사업총괄 부사장, 이활석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성훈 대표가 발표 이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을 위한 전진기지도 구축해 현지 기업과 산업별 AI 전환 솔루션 사업 수주에도 나서고 있다. 첫 현지 법인을 세운 미국 시장에서는 삼성생명·한화생명 등에서 검증된 DP 사례를 토대로 S&P 500 보험사 3곳, 주요 텔레헬스 기업 등과 협업을 타진하고 있다.

두 번째 현지 공략 무대로는 일본을 택했다. 일본 내 생성형 AI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CAGR)이 47%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업스테이지는 지난 3월 일본 법인을 설립해 아마존웹서비스(AWS), 파나소닉 출신 마츠시타 히로유키 일본 법인장을 영입했다.

히로유키 법인장은 "문서 기반 자료가 많은 일본은 업스테이지 AI 기술과 니즈가 맞고, 10% 점유율만 기록해도 한국 시장 전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업스테이지는 현지 기업인 카라쿠리(Karakuri), 휴직(Fusic) 등과 합작해 일본어 특화 LLM을 개발하거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동남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KT와 태국 IT 전문 기업 자스민 테크놀로지 솔루션(JTS)에 태국어 특화 LLM을 구축했다. 국내 최초 동남아 소버린 AI 사업 성과로, 정부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동남아 AI 시장에서 자사 영향력을 확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외에도 회사는 생태계 확장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업스테이지는 AWS와 'AI 이니셔티브'를 출범해 공익적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외 유수 대학들과 해커톤 개최 및 공동 연구를 통해 AI 인재 양성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데이터 확보, 해외 기업 대비 불리한 상황…정부 지원 절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한국에서 검증된 AI 업무 표준을 글로벌 시장에 확산해 AI가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 업스테이지]

업스테이지는 올해 사업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 매출 목표치에 다다르기를 기대한다. 이활석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일단 주요 국가별로 유의미한 기술 검증(PoC) 사례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미국은 PoC를 넘어 실제 적용 사례까지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근 챗GPT발 '지프리풍' 이미지 유행으로 AI 저작권 논란이 재점화한 가운데, LLM과 산업 특화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 확보 과제에는 "글로벌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대비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당연히 합법적으로 데이터를 학습해야 한다고 생각해 국내외 데이터 공급 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해 일부 수익은 나누는 식으로 하고 있다"라면서도 "중국 딥시크나 미국 오픈AI는 시중 데이터를 대가 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불공정 경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차기 정부에도 기술 기업을 위해 합법적인 데이터 수입과 보상이 오가는 상생 정책을 마련해 주길 요청했다. 김 대표는 "데이터셋과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와 AI 인력 양성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고 있다"며 "정부가 잘 도와준다면 정부 주도 추격조(TF)에도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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