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네이버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가 오는 24일부터 상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오픈소스로 공개된다. 국내 기업의 주요 생성형 AI 모델 중에서는 첫 시도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사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 버전인 ‘하이퍼클로바X 시드(SEED)’를 파라미터 규모에 따라 각각 ▲3B(Billion) ▲1.5B ▲0.5B 3종으로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연구용으로만 사용 가능했던 기존 국내 기업들의 주요 모델과 달리 상업 목적으로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비용 부담이나 라이선스 제한 등의 문제로 생성형 AI 도입을 망설였던 중소규모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가 기대된다.

그 중 3B 모델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 정보도 처리할 수 있는 시각언어모델로, 도표이해·개체인식·사진묘사 등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어·한국문화와 영어 관련 시각 정보 이해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9개 벤치마크의 평균 점수를 비교한 결과, 이 모델은 유사 규모의 미국·중국 빅테크 모델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파라미터 수가 훨씬 많은 해외 대규모 모델과도 유사한 정답률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빠른 처리 속도와 적은 운영 비용이 장점인 초경량 모델로 1.5B와 0.5B 모델도 서비스에서의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클라우드 김유원 대표는 “네이버의 ‘온 서비스 AI(On-Service AI)’ 전략이 가속화되면서 네이버 서비스에 안정적이고 비용효율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경쟁력 있는 특화 모델들을 생산하고 있으며, 가장 니즈가 많은 모델이 경량 모델과 추론 모델이었다”면서 “이 중 기업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 리소스 부담 없이 가장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량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의 플래그십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추론(reasoning) 모델도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모델은 추론 모델의 근본적 강점인 수학·프로그래밍 분야에서 더 정확한 답변을 생성하는 것을 넘어, 시각·음성 정보 이해, 자동 웹 검색, API 호출, 데이터 분석 등 그동안 개발해온 하이퍼클로바X의 각종 능력이 추론 모델을 기반으로 함께 고도화된다.

예를 들어, 하이퍼클로바X 추론 모델에 ‘제주도 서귀포 쪽에 아이들하고 갈 만한 관광지 어디 있을까? 후기 좋은 숙소도 예약해줘’와 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모델은 스스로 사고하는 추론을 통해 답변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각 단계에서 검색 API, 숙소 예약 API를 호출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또한 텍스트에서 이미지와 비디오까지 나아간 하이퍼클로바X의 멀티 모달리티를 음성까지 확장, 하이퍼클로바X 음성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하이퍼클로바X 음성 모델은 텍스트 모델의 지식과 추론 능력을 음성 영역에 반영하여, 감정이 담긴 음성 합성, 음성 스타일 분석, 자연스러운 양방향 대화 등이 가능하다. 향후 텍스트와 음성을 자유롭게 오가는 AI 대화 모델도 개발해 AI와의 진화된 음성 상호작용을 설계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러한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를 이어나가며, 대규모 사용자 기반의 네이버 서비스에 적용하거나 기업용 솔루션 개발 또는 오픈소스 공유를 통해 국내 AI 생태계 확장을 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최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소버린 AI는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이며, 국가적 차원의 총체적 역량이 요구되는 일종의 체력전”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술 확보에 그치지 않고 일상에 밀착한 혁신적인 AI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탄탄한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