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솔루션

K-액센츄어 시동, ISTN-INF 합병…“금융IT 차세대 석권할 것”

권하영 기자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ISTN-INF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이성열 ISTN/INF 회장(왼쪽)과 김종도 ISTN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ISTN-INF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이성열 ISTN/INF 회장(왼쪽)과 김종도 ISTN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국내 SAP 서비스 강자인 ISTN과 아이티센의 IT컨설팅 관계사 INF컨설팅이 주식스왑(stock swap) 형태 합병을 추진한다.

이로써 올해 기준 매출 1600억원 규모 이상의 독립적인 올인원 엔드투엔드(E2E, End to End) IT서비스 회사가 탄생하는 것으로, 양사 합병법인 ISTN/INF(가칭)는 오는 2028년 매출 2500억원 규모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컨설팅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까지 전 범위를 아우르는 올인원 E2E 서비스를 이끌겠다”며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ISTN/INF는 ‘K-액센츄어’ 모델을 지향한다. K-액센츄어는 컨설팅, IT서비스, 운영, 소프트웨어(SW) 개발, SaaS를 모두 제공하는 국내 E2E 서비스 리더가 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특히 글로벌 최대 전사적자원관리(ERP) 기업인 SAP를 국내에 서비스하는 독립계 1위 업체로서 ISTN의 지위를 바탕으로, INF의 전문 컨설팅 역량을 결합시켜 클라우드 기반 SAP 시장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최대 IT컨설팅 및 아웃소싱 기업인 액센츄어는 한국 시장에서 1986년 액센츄어코리아 설립을 기점으로 국내 1세대 컨설팅 기업으로 활약했으나 2016년 한국법인을 철수한 바 있다. 당시 액센츄어의 철수는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들 위주로 시장 틀이 짜여 있는 한국 시장 특수성으로 고전한 것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ISTN/INF는 그러나 기존 대기업 SI 중심의 국내 IT 시장이 AI와 클라우드 도입 등으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컨설팅과 IT서비스 및 SaaS를 아우르는 E2E 비즈니스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고 판단했다.

이성열 ISTN/INF 회장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대기업 계열 SI들의 역할이 있었지만 이제 과거의 문법이 통하지 않는 시장 변화가 왔다”며 “클라우드, 블록체인, AI 등으로 시장이 커지면서 우리 입장에선 기회가 많아졌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도 ISTN 대표는 “한국 시장이 대기업 SI 중심으로 클러스터가 형성된 특수한 구조였지만, 이제 그 모델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시장이 클라우드로 급격히 바뀌면서 클라우드 벤더들은 단순 딜리버리보다 전문적인 밸류에이션을 요구하고 있고, 그걸 제공할 수 있는 모델이 K-액센츄어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 SAP 도입 고객이 830여곳인데, 클라우드 전환율은 약 10%밖에 안 돼 90%의 시장이 열려 있다”며 “또한 SAP S/4 HANA 전환으로 인한 업그레이드 버전 전환율도 20% 수준에 불과해 80% 시장이 남아 있음을 감안하면, SAP 시장 자체만으로 두 가지 확장의 기회가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러한 K-액센츄어 전략 외에도, 양사는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미국 AI·데이터 SW 기업 팔란티어를 활용한 제조 데이터 혁신, AI 기반 토큰증권 및 해외증권 자본시장 플랫폼 혁신 등 새로운 시장 창출에도 적극 나선다. 전자는 제조·유통 기업들의 팔란티어 AI 솔루션 등 AI 플랫폼 구축을 위한 AI 자동화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며, 후자는 금융산업 내 토큰증권과 가상자산 등 변화를 공략하는 AI 기반 SaaS 솔루션 개발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양사 합병 방식은 INF 주식이 ISTN 주식으로 100% 스왑되는 형태다. 이 회장은 “상세한 거버넌스는 밝힐 수 없지만 의결권 측면에선 저와 김종도 대표를 합쳐 65%가 넘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출범할 법인은 올해 기준 매출 1670억원, 순이익 145억원이 전망되는 기업 규모로 커지게 된다. 지난해 연매출을 보면 ISTN은 1170억원, INF는 394억원 수준이다. 이들은 합병시 2028년까지 매출 2500억원 규모 성장을 목표하고 있으며, 특히 AI 플랫폼 분야에서는 2024년 대비 약 2배 이상 성장을 내다봤다.

이 회장은 “이번 합병은 단순한 기업 결합이 아니라, 컨설팅 및 IT서비스와 AI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고객의 디지털전환을 본질적으로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ISTN/INF는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디지털혁신을 선도하는 B2B 디지털혁신 플랫폼 회사’라는 새로운 비전 아래, 국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AI 기반 체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합병법인 사명은 미정이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