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직접 등판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그래도 '초심'은 잊지말길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사진=강기훈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지난 16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토스뱅크 미디어데이 행사.
조용하던 장내가 순간 술렁였다. 그동안 언론 노출이 거의 없었던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등장한데다 직접 마이크까지 잡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 "지금까지 '최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고객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으로 변모하는 것에 주력하겠다"고 공언했다.
최고경영자(CEO)가 공식석상에서 한 발언인 만큼 더욱 무게감이 실렸다. 앞으로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업계에서 '리딩뱅크'가 되는 데 힘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미 지난해 토스뱅크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 대표는 "작년 토스뱅크는 4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는데 출범 3년 반 만에 연간 흑자를 달성한 것"이라며 "이는 지속 가능한 혁신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물론 '주담대' 때문이긴하지만 경쟁사와 비교해선 실적이 떨어진다. 카카오뱅크는 작년 440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순이익 역시 128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3~5년간의 중장기 전략을 공개해 격차를 따라잡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고객 중심 최적화, 기술 내재화를 넘어선 표준화, 글로벌 진출 등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토스뱅크는 해외 영토 개척과 기업금융에 역량을 쏟을 것음을 예고했다. 해외의 경우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모두 들여다보고 있다.
또 중소기업 위주로 보증부 대출, 송금 서비스 등 상품 역시 출시한다. 고객 맞춤형 가계대출 상품으로 토스뱅크가 이름을 날렸지만 이것만으론 흑자 실적을 꾸준히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주담대 상품 또한 출시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인터넷 은행 중 유일하게 토스뱅크만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내년 주담대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주담대는 한 번 나가면 30년 이상도 가는 상품이기에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고, 현재 이런 실무적인 부분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과 같은 토스뱅크의 각오라면 실적이 한층 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대표와 토스뱅크가 간과해선 안 되는 사실이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만 가한다면 말이 경로를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작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89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대출을 다루는 영업점 직원이 대출을 과도하게 부풀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부풀리기 대출, 불완전판매의 원인을 따지고 들어가보면 과도한 실적경쟁이 원인이었다. 1위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결과적으로 내부통제 균열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가 직접 실적을 챙기는 마당에 직원들도 앞만 보고 달리진 않을까 걱정이다.
'너무 빨리 달리면 영혼을 놓친다'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
'혁신의 메기' 역할을 주문받고 금융시장에 뛰어든 토스뱅크다. 초심을 잃어버리고 어느 순간 실적 경쟁에만 매몰되는 은행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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