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넥슨 신작 ‘퍼스트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은 넥슨의 IP(지식재산) 확장 전략의 첫 번째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뛰어난 만듦새가 흥행 성과로도 이어진다면, IP 수명의 장기화와 더불어 넥슨의 글로벌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PC(스팀)와 콘솔(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플랫폼으로 글로벌 정식 출시된 카잔은 넥슨의 IP 종적 확장 전략의 출발점이다. 2005년 출시된 넥슨의 대표 게임 ‘던전앤파이터’ 특유의 ‘액션 쾌감’을 재해석하고 확장해 하드코어 액션 RPG라는 새로운 형태로 선보였다.
정식 출시에 앞서 플레이한 카잔은 던전앤파이터 IP의 매력을 극대화한 게임이었다.
카잔은 2D 도트 그래픽을 취한 원작과의 연결성을 고려해 게임 전반을 카툰풍 3D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해당 장르의 팬들이 일반적으로 사실적인 그래픽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도전에 가까운 시도였다. 그러나 카잔은 선 굵은 표현과 높은 수준의 질감 처리를 통해 이를 독창적인 강점으로 승화시켰다. 예컨대, 전투가 길어질수록 카잔의 머리카락과 의상이 서로의 혈흔으로 뒤섞이는 등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여 몰입도 또한 결코 낮지 않았다.
전투 재미는 원작에 비해 더욱 확장됐다. 공격 한 번이 치명적인 강한 적들을 상대해야 하는 데선 소울라이크 게임들과 동일한 형태지만, 다양한 무기와 세트 장비에 따라 전투 경험이 달라지는 RPG적 요소를 강화해 카잔만의 전투 재미를 발굴했다는 인상이었다.
예를 들어 양손 무기인 ‘도부’는 대미지는 낮지만, 빠른 공속을 이용한 스타일리시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창’은 긴 리치를 이용해 안정적인 플레이와 함께 적을 쉽게 그로기 상태로 만들 수 있다. ‘대검’은 강력한 한 방 대미지와 더불어 묵직한 타격감이 돋보였다.
이외 장비 세트를 맞추면 추가 능력치가 부여되는 것은 물론, 세트 고유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어 보다 다채로운 플레이가 가능했다. 무기와 장비의 특성을 잘 활용하면, 게임 후반부에는 사실상 ‘턴(turn)’을 플레이어가 무한정으로 가져가는 일방적인 전투 구도가 연출된다.타격감이나 액션 연출도 훌륭해 전투 만큼은 여러 내로라하는 액션 RPG 못지 않았다.
특히 장르의 핵심인 보스전의 재미는 단연 돋보였다.
각 보스는 콘셉트와 개성이 뚜렷하게 살아 있었고, 다양한 공격 패턴 역시 수차례 도전하면 대부분 눈에 익고 대처가 가능해 도전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했다. 지나치게 타이밍을 비트는 엇박 공격이나 프레임을 무시하는 불합리한 패턴 등, 플레이어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의도된 불편함’도 느껴지지 않아 수십 차례 재도전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보스전을 치를 때마다 캐릭터 능력치를 올릴 수 있는 재화인 ‘라크라마’를 지속해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와 캐릭터가 동시에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구조였다.
개인적으로는 4챕터에 등장하는 동물형 보스 ‘볼바이노’와의 전투가 인상 깊었는데, 빠르면서도 정박자의 패턴과 기믹을 활용한 공략이 어우러져 짜릿한 손맛을 선사했다.
근래 AAA급 게임에서 제기되는 최적화 문제도 없었다. 플레이스테이션5에서 프레임 드랍 없이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PC 버전의 경우 출시 약 9년이 지난 GTX 1060 그래픽 카드로도 최고 옵션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벤치마킹 결과가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양한 장르 게임 개발로 다져진 넥슨의 개발 역량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국산 게임 약점으로 거론되는 스토리텔링에서는 카잔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던전앤파이터 특유의 액션 쾌감을 성공적으로 계승·확장한 점은 분명하지만,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거나 몰입감을 끌어올릴 서사적 힘은 부족해 보였다.
육체를 놓고 벌이는 귀신과의 주도권 싸움, 복수극 등 내러티브는 다소 진부하고, 카잔 개인의 심리 묘사나 감정 표현도 간접적이고 얕게 그려져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특히 초중반부에서는 명계 관련 사건 해결과 복수 서사가 뒤섞이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분산되고, 초반 전개가 힘을 받지 못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다양한 컷신 연출 역시 AAA급 게임의 그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준이었다.
카잔이 던전앤파이터 IP 확장의 교두보가 되기 위해서는 액션뿐만 아니라 스토리와 설정 자체도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적잖은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잔이 장르의 핵심을 놓치지 않은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에 이어 또 한 번 글로벌 시장에서 K-액션 게임 신드롬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됐다. 개발진이 발 빠르게 이용자와 소통하며 게임성 개선에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완성도도 더욱 높아질 여지가 충분하다.
한편, 카잔은 정식 출시 후 스팀에서 이용자들에게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2394개의 리뷰 중 94%가 긍정 평가다. 글로벌 판매 순위에서도 5위에 오르는 등 순항 중이다.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KT 에이닷, 웹 확장프로그램 출시...멀티 LLM 기능에 라이너 추가
2025-04-01 10:03:19“AX로 맞붙자” 통신3사, ‘비통신’ 사업 부진 역사 넘어설까
2025-04-01 09:55:48세종텔레콤, 사업 구조 재편 박차…전기공사 사업 리더십 강화
2025-04-01 09:04:21"6G 상용화됐다고 말해줘"…AI, 거짓말 시험에 속수무책
2025-03-31 17:57:27소주 도수, 광고규제 때문에 계속 낮아진다? [IT클로즈업]
2025-03-31 17:57:04[DD퇴근길] 김영섭 KT 대표 "AICT 기업으로의 완전한 변화 이룰 것"
2025-03-31 17:30:50‘페이커’ 이상혁, 산불 피해 복구에 5000만원 기부
2025-04-01 09:38:57“배민1·쿠팡이츠 쓰면 배달 안해” 배달대행사, 식당업주에 으름장…왜?
2025-04-01 08:55:31더스윙, '공유킥보드' 기업 탈피…모빌리티 신사업 노린다
2025-04-01 08:54:40[현장] "K-콘텐츠, 자동차·반도체 제쳤다…국가차원 지원 확대해야"
2025-04-01 08:3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