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커머스 위원회’ 신설해 본사·계열사 시너지 창출 - 네이버, 소상공인 상생 모델 기반으로 일본 '마이스마트스토어' 진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국내 양대 인터넷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인터넷기업인 이들에게도 커머스 사업 중요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해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해외진출에 도전한 한편, 카카오는 계열사 시너지를 위해 조직구조를 개편했다. 새 리더십을 갖춘 양사는 각자 보유한 강점 기반으로 경쟁력을 갖춰갈 전망이다.
카카오는 29일 제주도 본사에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남궁훈 신임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CXO조직 구조는 ‘부문’과 그룹‘ 체제로 조직화했고, 서비스 조직은 카카오&마케팅, 신사업 등 3개 부문으로 세분화됐다. 리더십 교체와 조직개편으로 사회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주목할 점은 카카오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커머스 위원회’를 신설했다는 것. 커머스 위원회 위원장은 남궁훈 대표가 직접 맡는다. 카카오 공동체에서 커머스 관련 사업을 맡고 있는 카카오스타일 서정훈 대표, 라이브커머스 기업 그립 김한나 대표도 위원회에 함께 참여한다. 커머스 사업과 관련 본사와 계열사, 투자사가 모두 한 자리에 모인 셈이다.
이는 카카오 본사 및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이커머스 사업 부문을 한곳에서 논의하며 시너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카카오 관계자는 “커머스 시너지를 일으키기 위해 구성한 것으로 관련 의사결정을 이곳에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자회사로 분사했던 카카오커머스를 지난해 6월 다시 본사로 재합병했다. 카카오 쇼핑하기·선물하기 등 커머스 대표 서비스들이 본사가 운영하는 카카오톡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본사 내에서 커머스 사업을 운영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커머스 위원회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할 전망이다.
카카오 커머스 부문은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지난 3년간 거래액 4배, 영업이익 6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주력사업인 선물하기 지난해 거래액만 해도 전년대비 42% 늘었다. 특히 소비력이 높은 중장년층 선물하기 애용이 주문 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선물하기·톡스토어·메이커스·지그재그 등 커머스 직접 거래액은 올해 10조원을 상회 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카카오채널에서 이뤄지고 있는 파트너-이용자 연결 서비스를 확장해 커머스 오픈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점 수수료와 연동 수수료는 모두 ‘제로’다. 톡내 거래형 서비스는 물론 ‘그립’에 투자해 판매자 누구나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 그립이 일본 온라인 플랫폼 ‘큐텐’과 협업해 현지 진출한만큼 카카오는 중소사업자 국내외 판로 확대도 지원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 14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40대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수장으로 오르면서 조직문화를 새롭게 꾸리고 있다. 다만 커머스 부문의 경우 그간 강조해온 중소상공인(SME)과의 상생 및 글로벌 확장 기조는 유지된다.
최근 네이버 실적발표에 따르면 네이버 커머스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8% 성장한 4052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거래액도 연간 35% 성장세로, 지난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률(15%)을 크게 상회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소상공인과 상생해 스마트스토어를 키워온 역량을 일본에 적용한다. 지난해 10월 일본에 ‘마이스마트스토어’를 시범적으로 선보이고 다양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정식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와 다른 점은 네이버 포털 아닌 메신저 라인 기반으로 운영된다. 마이스마트스토어는 라인 메신저 연계를 시작으로 야후재팬, Z홀딩스 사업과도 협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이스마트스토어가 일본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소상공인과의 상생 플랫폼을 ‘수출’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네이버는 기존 광고·수수료 중심 수익모델에서 솔루션 모델까지 확장해 장기적 수익화에 난선다. 지난 1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커머스 솔루션 마켓’에서는 판매자들이 사업의 각 단계에 필요한 솔루션을 모아 제공한다. 현재 정기구독 솔루션이 가장 높은 사용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클로바 메시지마케팅・클로바 라이브챗・엑스퍼트 솔루션을 활용하는 판매자 수도 평균 140% 증가했다.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과 손잡고 물류 인프라도 확장 중이다. 네이버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엔 특화된 물류 스타트업들이 지속 추가되고 있으며, 이 서비스를 활용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도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했다. 처음부터 ‘개방형’ 라이브커머스를 내세웠던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현재 SME는 물론 브랜드사들 주요 마케팅 툴로 자리잡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