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주문해도 내년 하반기에나"…반도체 장비, '물류난' 심화
- 부품 수급 어려워 설비 리드타임 수배 길어져
- ASML·램리서치 등 1분기 실적 부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를 기점으로 자연재해, 전쟁 등이 연이어 벌어지자 반도체 공급망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악화하고 있다. 일시 회복한 물류 시스템은 중국 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재차 붕괴했다. 장비업체까지 후폭풍에 시달리면서 반도체 공급난을 해결할 증설 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반도체 제조설비 리드타임(주문부터 납기까지 기간)은 12~18개월 수준이다. 코로나19 국면 이전에 3~6개월임을 고려하면 최대 6배 길어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부품 조달 차질이다. 지난해부터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 등 주요 부품이 제때 들어오고 있지 않다. PLC는 반도체 장비를 움직이고 모니터랑하는 데 사용되는 제품이다. 일부 장비는 부속품 또는 덜 중요한 옵션이 빠진 채 제공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올해 2분기부터는 관련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ASML의 독일 공장 화재, 일본 지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상하이 봉쇄 등이 겹치면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제작 기간이 길어지고 유통망이 무너지면서 반도체 장비업계는 실적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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