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이버 어벤저스] ‘내가 찾는 운동화’ 쇼핑하는 최적의 방법

이안나
국민 포털로 출발한 네이버가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들로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이용자 경험을 위한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중소상공인(SME) 및 창작자들과 이용자들을 연결해 디지털 비즈니스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용자가 보는 앞단의 변화가 이 정도라면, 개발 뒷단에선 보다 과감하고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네이버를 움직이는 기술 리더들을 마블 캐릭터에 빗대 ‘네이버 어벤저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들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속 깊은 고민과 핵심 경쟁력의 원천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네이버 검색’이라고 하면 대부분 초록색 네모칸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만큼 여전히 텍스트 기반 검색어 입력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 네이버 검색 기술 중 일부만 경험해 본 셈이다.

네이버 검색 기능을 조금 더 ‘스마트’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은 모바일 그린닷을 통한 스마트렌즈를 적극 이용한다. 인공지능(AI) 검색 ‘에어서치’를 이용하는 것. 가령 꽃을 촬영하면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이름을 알려주고, 마음에 드는 원피스를 발견했을 때 사진을 캡처해 검색하면 이와 유사한 제품 검색결과 중 최저가 상품을 찾아 구매할 수 있다.

네이버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최신 AI기술을 지난 4월 처음 선보였다. 네이버AI 기술력이 집약된 멀티모달AI 모델 ‘옴니서치’다. 옴니서치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조합하는 등 복합정보를 입력해,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결과를 맞춤형으로 보여준다. 하얀색 나이키 운동화 사진을 입력한 후, ‘비슷한 디자인 검빨’, ‘로우탑’, ‘유사한 디자인 아디다스’ 등을 입력하면 이에 해당하는 검색결과를 보여준다.

이와 관련 <디지털데일리>는 멀티모달AI 주역 네이버 서치 CIC 강유훈 책임리더<사진>를 만나 이 서비스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검색 경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차세대 검색 핵심 기술 ‘멀티모달AI’…검색 경험이 달라진다=멀티모달AI는 현재 네이버뿐 아니라 학계 및 업계에서 크게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그간 AI라고 했을 때 주로 떠올리는 건 언어(Language) AI, 시각(Vision) AI였다. 기존 AI가 하나의 감각 입력만을 고려해 발전한 기술이라면, 멀티모달AI는 언어·이미지 등 여러 감각 기능 입력을 동시에 받아 추론한다.

마치 인간이 시각·청각 등 다양한 감각 기관에서 얻은 입력을 종합적으로 받아들여 외부 세계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론하는 것처럼, AI도 인간지능이 동작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에서도 멀티모달AI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멀티모달AI 가 적용된 스마트렌즈에선 이미지 촬영 후 ‘+검색어 추가’ 기능을 통해 텍스트를 추가 입력, 더 구체화 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신발 이미지를 검색한 후 텍스트로 색상·디자인·소재 등 사용자 기호에 따른 추가 검색어를 더해 찾고자 하는 제품군을 좁혀가는 식이다.

강유훈 책임리더는 “옴니서치를 통해 ‘검색결과가 정교해졌다’보다는 ‘기존엔 불가능했던 검색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볼 수 있다”며 “기존엔 이미지 입력만으로 사용자 검색 의도를 담아야했지만, 이미지에 텍스트가 더해지면 사용자가 훨씬 더 풍부하게 검색 의도를 표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단순히 플로랄 프린트 원피스 이미지로 검색을 한다는 건 “유사한 디자인 원피스를 찾고 싶다”, “원피스와 어울리는 다른 패션 아이템을 추천 받고 싶다”, “이런 원피스를 입고 있는 코디 사진을 찾고 싶다” 정도의 의도다.

여기에 구체적 의도가 담긴 텍스트가 더해지면 “유사한 디자인 올리브 색상 원피스를 찾고 싶다”, “비슷한 디자인인데 빅카라로 된 원피스를 찾고 싶다” 또는 “유사한 플로랄 패턴 모자를 찾고 싶다” 같은 검색도 가능해진다.

◆ ‘스니커즈’시작으로 연내 패션 분야 접목…카테고리 점진 확대=멀티모달AI는 텍스트 혹은 이미지 입력만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검색 의도를 더욱 풍부하게 표현하도록 돕는다. 네이버는 이런 부분이 ‘쇼핑’ 검색에서 불편요소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쇼핑 검색 대상인 제품들은 부분적인 속성 변화로 다양한 결과들을 파생시킨다. 이런 속성 변화를 단일 검색 수단으로 입력하면서 원하는 쇼핑결과를 찾긴 쉽지 않은데, 멀티모달AI가 이를 해결할 것으로 봤다는 의미다. 옴니서치를 스마트렌즈에 적용하면서 그 시작을 ‘스니커즈’ 카테고리로 정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강 책임리더는 “스니커즈 카테고리는 온갖 속성이 조합된 제품들이 존재해 멀티모달 검색 효과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극대화시켜 보여줄 수 있다”며 “멀티모달 검색을 테스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주제로 스니커즈를 처음부터 마음속에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옴니서치는 이미 모든 패션 카테고리에 적용이 가능하지만, 당분간은 세부적 패션 카테고리로 적용처를 늘려나갈 것”이라며 “우선 티셔츠·원피스 같은 패션 아이템들에 추가적으로 적용하고 연내 나머지 모든 패션에, 이후엔 인테리어나 상품류 쇼핑 주제에도 확대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쇼핑 관련 빅데이터 기반으로 구축된 옴니서치가 스마트렌즈에 적용되면 네이버는 쇼핑 분야에 특화된 검색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진다. 일반 이용자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멀티모달AI를 바로 써볼 수 있는 기회도 조금씩 넓혀갈 수 있다. 옴니서치 활성화를 위해 네이버는 연내 일반 검색 화면에서도 멀티모달AI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미 운동화 검색 결과 시 이미지를 클릭하면 바로 검색어를 추가할 수 있는 버튼이 마련됐다.
◆옴니서치 경쟁력 ‘네이버 데이터’, AI 일상화 이끈다=네이버 옴니서치가 특별한 이유는 크게 절대적인 데이터양과 20년 이상 쌓아온 검색 노하우에 있다. AI를 실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려면 ▲AI모델 ▲학습데이터 ▲컴퓨팅인프라 삼박자가 잘 갖춰져야 한다.

강 책임리더는 “AI모델은 프론티어 연구그룹이 이끌어나가긴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서로 기술력을 따라잡는 수준이고 컴퓨팅인프라 역시 그러하다”며 “반면 구체적 학습 데이터는 기업마다 절대 공유되지 않고 각 회사 경쟁력으로 취급된다”고 전했다.

즉 네이버가 개발한 옴니서치 경쟁력은 ‘네이버 데이터’에서 비롯된다. 네이버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담은 멀티모달 콘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블로그·카페·쇼핑·지식iN·뉴스 등 수천만이 이용하는 콘텐츠가 모두 멀티모달 문서다. 특히 한국어로 만든 멀티모달 데이터를 대량 보유한 건 다른 기업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게 만드는 영역이다.

여기에 강 책임리더는 “원유나 다이아몬드 원석도 가공을 해야 가치가 올라가듯, 데이터를 AI모델 학습에 맞게 가공하는 노하우가 필요한데, 네이버는 20년간 검색을 하며 이런 체계를 잘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 옴니서치 목표는 쇼핑 검색결과이지만, 강 책임리더 포부는 더 크다. 옴니서치는 쇼핑뿐 아니라 일반적인 모든 주제를 고려해 만들어진 기술인만큼, 쇼핑 외 다른 카테고리로 멀티모달AI 확대 적용을 구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음식·식물·장소 등 카테고리에 대해서도 활용 가능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텍스트+이미지’ 멀티모달이 아닌 ‘이미지+음성’ 멀티모달로 확장도 계획한다. 비디오 데이터가 이미지+음성 멀티모달 데이터의 대표적인 예다. 쉽게 말하면 영상을 입력해 검색을 하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강 책임리더는 “검색 인터페이스는 계속해서 진화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지금은 텍스트 검색이 편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AI 기술이 더욱 발전해서 일상화되면 다른 검색 인터페이스가 텍스트 검색만큼 편해지는 시점이 언젠가 도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금은 앱을 열어 카메라로 비춰야 하지만, 언젠가 AI글래스 같은 디바이스를 몸에 장착하고 사람을 바라보면 바로 그 사람이 옷에 대한 정보가 뜨고, 추가적 검색어를 말하면 음석인식 후 이미지 텍스트 멀티모달 검색으로 결과를 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상상이 아닌, AI일상화를 위해 네이버가 준비하고 있는 실제 모습이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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