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카카오뱅크가 코인원과 제휴를 맺고 가상자산거래소 실명계좌 발급에 나서기로 했다.
카카오뱅크의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은 그동안 업계의 주요 관심사중 하나였다. 경쟁사인 케이뱅크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발급에 나서면서 흑자전환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케이뱅크는 업비트에 실명계좌를 제공하면서 비이자이익을 늘린 것은 물론 고객확보, 수신증가 등에 효과를 본 것으로 관측된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실명계좌를 통한 이익 증대라는 업계의 해석에 선을 긋고 있지만 실명계좌 제공이 성장의 발판이 된 것 만은 분명하다.
때문에 카카오뱅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가 지난 5월 3일 1분기 IR 질의응답을 통해 “고객들이 가장자산을 주요 금융상품의 하나로 투자/관리하고, 주요한 자산으로 여기는 만큼 해당 가상자산을 어떻게 서비스나 비즈니스로 제공할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살펴보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카카오뱅크의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이 무르익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결국 이번에 코인원과 실명계좌 발급에 나서기로 하면서 카카오뱅크의 가상자산 연계 비즈니스도 한 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실명계좌 발급의 파트너로 코인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업계에선 농협은행과 코인원이 실명계좌 프로세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된 만큼 검증된 가상자산거래소와 협력을 꾀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코인원은 2018년 NH농협은행과 최초 실명확인 계좌 발급 제휴에 나선 이후 4년여 간 협력해왔다. 코인원이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발급에 나서면서 쌓인 노하우와 은행권에서도 유독 강력한 농협은행의 이상거래탐지 및 보안 기준에 충족해온 만큼 카카오뱅크의 첫 파트너로 코인원이 낙점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지난 6일로 상장 1년을 맞은 카카오뱅크로선 성장의 모멘텀을 다양화했다는데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상장 이후 시장의 기대와 달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주가는 카카오뱅크로서 골치덩이다.
8월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전장보다 8.17% 떨어진 2만86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조2000억 원 증발한 13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주요 주주였던 KB국민은행이 블록딜을 진행한 여파로 풀이된다. 물론 이전에도 카카오뱅크는 증시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상장 초기만 하더라도 금융 대장주로서의 기대감이 컸지만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가지 악재 등이 겹치면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했다.
때문에 카카오뱅크로선 이번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은 또 다른 성장 모멘텀인 동시에 시장에도 긍정적인 메시지 전달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코인원과 협력이 발표된 이후 30일 9시 30분 현재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 대비 300원 오른 2만7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현재 은행과 실명 계좌 계약을 맺고 원화로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곳은 국내 기준 코인원을 포함해 5곳이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는 케이뱅크와 빗썸은 NH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 고팍스는 전북은행과 협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