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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된 지상파 UHD 어쩌나…“획기적 정책 변화 필요”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2017년 5월 전세계 최초로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이 시작된 이후 5년이 흘렀지만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당시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방송을 위해 황금주파수라고 일컫는 700MHz 대역을 무료로 할당받기까지 했으나 현재 지상사 UHD를 시청하는 국민은 1%에 불과한 실정이다.

28일 국회 과방위 소속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지상파 UHD 본방송 5년 평가와 제도 개선’ 토론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방송으로 전환됐을 때와는 다른 획기적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강조했다. 이와 함께 UHD를 재난방송과 모바일서비스에 적극 활용하고 5G와 ATSC 3.0 기술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방송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정필모 의원은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을 송출한지 5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지상파 직접수신을 통해 UHD 방송을 시청하는 가구는 1%도 안된다”며 “지난 2020년 정부가 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을 내놨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대로 가다가는 지상파사업자는 플랫폼사업자 지위를 잃고 콘텐츠제공사업자(CP)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UHD는 지상파가 플랫폼으로의 기능을 살릴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의철 UHD 코리아 회장(KBS 사장)은 “방송사들은 지난 5년 간 UHD 방송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으나 이를 통해 거둔 수익은 거의 없다”며 “ATSC 3,0에 기반한 UHD 방송은 기존 지상파 방송이 가진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시청자에게 다채널, 양방향, 이동형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새로운 정책적 지원을 촉구했다.

결국 UHD 방송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초고화질로 시청이 가능한 스포츠, 영화 등 ‘킬러콘텐츠’ 확보와 유료방송플랫폼과의 재송신 협상 진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UHD가 지상파에서만 송출되는 현실에서 이용자가 선호하는 초고화질로 시청을 희망하는 콘텐츠의 실질적 수요가 만들어지고 있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심영섭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지상파 직접수신율은 2.2%에 불과해 UHD 프로그램의 재활용이 불가능한 시점”이라며 “또 CJ ENM이나 종편, OTT 사업자의 UHD 참여의사가 저조하는 등 제한적인 참여 시장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상파 디지털TV로만 송출되는 UHD 프로그램을 유료방송플랫폼에서도 재송신될 수 있도록 사업자 간 협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료방송플랫폼 입장에선 기술개발과 투자비용에 비해 인센티브가 없는 상황인 만큼, 인센티브 제공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UHD활성화를 위해선 다채널, 이동방송, 방송·통신융합 등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따른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등 관계부처 간 협의와 함께 UHD 전환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UHD 관련 제도는 약 16개가 있다.

심 교수는 “UHD 도달율 100% 완수후에도 이용율이 대폭 증대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며 “UHD로 볼 수 있는 고화질 프로그램과 콘텐츠 확충이 병행돼야 하고, 유료방송플랫폼에서의 재전송을 통한 창구효과의 극대화, 부가서비스를 통한 UHD 장점을 활용하는 한편 모바일 이용을 위한 지원 및 가전사와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선 재난방송에 있어 지상파 주파수의 장점의 살려 UHD 필요성을 높이고 UHD 편성비율 기준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보편적 무료 서비스를 위한 공공재로써 과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 시 정책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 보다 구체적인 활성화정책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SBS 조삼모 부장은 “UHD 편성비율 기준이 없어져야 한다”며 “의무편성비율은 과거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 당시 HD 편성비율 규제를 위해 가지고 온 방식으로 HD 편성비율 하나만 봐도 방송사의 디지털 전환 정도를 평가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MBC 문상환 기술연구팀장은 “투자 여력이 없는 지역지상파 방송을 위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UHD제작센터나 신기술 활용을 위한 투자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진 과기정통부 과장은 “지난 2020년 제주도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다양한 부가서비스 실증을 진행하는 등 방송기술 진화에 따른 차세대 방송서비스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R&D를 지원하고 있다”며 “ATSC 3.0 방송 시범서비스 지원과 방송사에서 필요한 신기술 검증 등을 전폭 지원하며 해외사업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환 방통위 과장은 “UHD 활성화를 위해선 전문가, 콘텐츠, 부가서비스 세가지 큰 축으로 본다”며 “단순히 UHD로 전환하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상파가 플랫폼 사업자로의 위상을 정비하는 과제를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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