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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쇄신안 발표…이건희 회장 퇴진

윤상호
삼성 이건희 회장이 퇴진한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전무도 삼성전자의 CCO를 사임하고 해외사업에 전념한다.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도 리움미술관 관장을 사임한다.

논란이 됐던 전략기획실도 해체키로 했다.

이와 관련된 절차는 모두 6월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삼성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영쇄신안을 22일 발표했다.

◆이건희 회장, 삼성 관련 모든 직책 사퇴=이 회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문화재단 이사장 등 삼성과 관련한 일체의 직에서 사퇴한다.

이 회장은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 안고 가겠다"며 "특검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 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하며 이에 따른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퇴임 이후 대외적으로 삼성을 대표할 일이 있을때는 삼성생명 이수빈 회장이 담당키로 했다.

이재용 전무는 삼성전자의 CCO를 사임한 후 주로 여건이 열악한 해외 사업장에서 시장개척 업무를 맡기로 했다. 홍라희 관장도 리움미술관 관장과 문화재단 이사직을 사임키로 했다.

이재용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 문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 삼성의 입장.

이학수 부회장은 "이재용 전무는 현재 경영 수업 중"이라며 "자질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면 꼭 이재용 전무로 경영권이 이양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전략기획실 해체=전략기획실은 해체한다. 전략기획실을 담당했던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은 잔무처리가 끝난 후 이 회장과 마찬가지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삼성 특검에서 조세포탈 문제가 된 차명계좌는 이 회장 실명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회장 개인과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누락된 세금 등을 모두 납부한 후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는 방도를 찾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은 금융사업에 진출할 뜻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 금융사는 경영 투명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한다. 삼성화재 황태선 사장과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은 사임한다.

향후 사외이사 선임은 삼성과 직무상으로 연관있는 인사는 배제한다.

◆삼성, 금융업 진출 안한다=지주회사 전환은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에는 약 20조원이 필요하다"며 "현실적으로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순환출자 문제는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을 4~5년 내에 매각하는 등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은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사장단 회의 지원, 대외적 창구 등의 역할을 할 업무지원실을 신설한다.

업무지원실은 사장단 협의회 산하에 설치되며 임원 2~3명 정도 소규모로 구성될 예정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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