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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문광부, 방송콘텐츠 진흥정책 ‘소관 갈등’ 증폭

김태진
정부조직 개편 이후에도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방송콘텐츠 진흥정책 소관을 둘러싼 다툼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국회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방송콘텐츠 진흥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놓고도 관련 업계에서는 법·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방통위와 문화부는 각각 법·제도 추진체계의 주체임을 내세우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

13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디지털 방송콘텐츠 진흥에 관한 특별법’ 제정 공청회에 발제로 나선 송종길 경기대 교수는 “방송진흥의 규제적 지원은 방통위가 담당하고 있고 방송진흥의 재정적 지원은 방통위와 문화부의 이원적 주체를 규정하고 있어 관련 법규정 검토가 절실하다”며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방송영상진흥과 관련한 규정들이 여러 법에 부분적으로 산재해 있어서 문화부와 방통위의 유사기능과 중복투자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법률 제정과 정책 추진과정에서 양 기간 간의 경쟁과 갈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의 조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송 교수는 방송콘텐츠 진흥을 위한 필수 구성요소로 ▲산업진흥을 위한 관련 법·제도 정비 ▲기본계획 수립시행 주체 ▲진흥지원 담당기구 설립 ▲진흥을 위한 자금 마련 ▲구체적 실질적 지원제도 마련 등 5가지를 꼽았다.

이에 대해, 최정규 방통위 방송통신진흥정책과장은 “정부조직 개편 이후 7개월 동안 방송콘텐츠 진흥과 관련해 업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면서 문제점을 도출해왔다”며 “방송정책과 콘텐츠는 함께 가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조만간 방송콘텐츠 활성화 방안과 제도개선,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해 방통위 차원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대현 문화부 방송영상광고과장은 “정부조직 개편으로 옛 정보통신부의 콘텐츠 업무가 문화부로 넘어와서 일원화되고 있는 데 추진체계의 문제로부터 출발했다는 특별법의 전제와 불필요한 추진체계 논란은 인정하지 않겠다”며 “방통위는 규제위주로 만들어진 기구이고 진흥업무는 신속성과 효율성을 갖기 위해 독임제 부처인 문화부가 갖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호 인하대 교수는 “방통위가 규제와 산업의 가치사슬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진흥정책을 맡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며 “산업의 정책적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산업정책과 규제정책을 함께 운영하는 정부부처가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황근 선문대 교수는 “법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방송콘텐츠 진흥과 관련해 정부가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이 비용에서 콘텐츠 진흥을 꾀하고자 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이 비용을 주파수회수 재배치를 통해 마련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업계에서는 법·제도 추진체계의 소관보다는 시급성을 강조하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서라도 방송콘텐츠 산업 지원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현상 동아TV 사장은 “단일PP들은 1994년 준비한 방송시스템을 갖고 속된 말로 테잎이 구멍 날 때까지 돌려오는 등 비참하다”며 “디지털 제작 환경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재원이 부족한 상태로 제대로 된 디지털 완성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스템이 없고 HD송출에 대한 지원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수 판미디어홀딩스 사장은 “그동안 정부가 공모를 통해 방송콘텐츠 제작 지원을 해왔지만 육성정책이 아닌 일회성에 그친 정책 지원이었다”며 “또 독립제작사의 경우 지상파와 계약하면 향후 등장할 플랫폼에 대한 저작권까지 가져가는 등 최소한 2차 저작권에 대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안 CJ tvN 사장은 “현재 방송콘텐츠 시장은 투자자가 투자를 할 수 없는 구조이고, 콘텐츠 제작도 1차 윈도우에 집중돼 있어 콘텐츠 판매 자체로 수익을 만들 수 없는 구조”라며 “방송콘텐츠 제작의 광고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에 콘텐츠를 수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해외 수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간접광고를 허용해주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진 기자> ji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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