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까다로운 기상청 슈퍼컴 3호기 제안기준, IT업계 “절레 절레”

백지영 기자

최근 기상청이 발주한 슈퍼컴퓨터 3호기 도입과 관련, 기상청이 제시한 제안 요건들이 까다롭다는 불만이 IT업체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기상청은 오는 9월 가동을 목표로‘슈퍼컴퓨터 3호기 도입 사업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참여업체들은 제안서 평가와 BMT 실사를 통해 4월 말 결과를 받게 된다.

고환율탓에 시스템 규모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550억원(부대비 제외)이라는 큰 규모의 사업인 만큼 대부분 업체들의 신경이 온통 이번 프로젝트에 쏠리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업체들은 “물론 그 전부터 이에 대한 준비를 해 왔긴 했지만, 막상 거의 확정된 제안 요건을 살펴보니 막막하다”며 “이번에 기상청이 제시한 기준들이 다소 높아 제안서 마감까지 기간이 촉박할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슈퍼컴퓨터 3호기 도입 업체 평가기준을 살펴보면 BMT 80점, 기술규격(희망요구사항) 20점으로 총 100점 만점이다.

여기서 BMT 점수와 기술규격 점수의 합이 85점 이상인 업체 1단계를 통과하게 되며, 1단계 통과한 업체에 한해 2단계 입찰이 가능하다.

 

2단계에선 가격대 성능비가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이다.

BMT 점수 산정 방법에서도 ‘Optimized Operational’ 실험 120분 조건을 만족한 업체 간 상대평가(80점~65점)되며 여기엔 자료동화(VAR), 전지구 예보모델(UM N512L76) 10일 예보, 앙상블 예보모델(UM N320L50) 10일 예보 50멤버, 악기상 예보모델(KWRF) 72시간예보 등의 항목이 포함돼 있다.

 

BMT 시스템 규모도 모델별 최대 성능값을 나타낼 수 있는 성능의 10%, 희망요구항목에선 20~25%에 해당해야 하며 계산시스템의 경우 현재 운용중인 슈퍼컴 2호기 실제성능의 10배 이상을 내야하는 만큼 전지구, 앙상블, 악기상예측으로 실제성능을 측정해야 한다.

 

특히 BMT 시간결과와 제안 시스템의 시간결과차가 특정모델에서 10% 이상인 경우를 비롯, 다수의 조건에 못 미칠 경우 계약이 취소된다.


또한 계약 취소시 새로운 시스템이 결정되고 설치될 때까지 이전 계약사는 법적 책임을 포함해 모든 비용과 자원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크다.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BMT 항목이 너무 많고, 기준이 다른 프로젝트들보다 유난히 높다”며 “특히 계약 미이행시 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중이 높아서  재무팀, 법무팀과의 협의도 거쳐야 한다. 재무팀에선 계약 취소시 조항을 보고는 이런 사업에 꼭 참여해야 하냐고 되물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이미 작년 8월부터 준비해왔긴 했지만, 본사에서도 제안서 내용을 살펴보고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라며 “아직까지 참여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본사 실무자 얘기를 들어보면 국내 기상청에서 발주하는 제안서 수준 자체가 다른 국가에서 시행하는 프로젝트보다 월등히 높아, 오히려 외국에서 배워갈 정도"라고 비꼬았다.


이에대해 이동일 기상청 수치모델팀장은 “워낙 예산이 한정돼 있다 보니, 가격대비 최대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BMT를 실시하는 목적은 성능 및 업체의 지원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며, 아직까지 최종 규모는 확정된 것이 아닌만큼 향후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이달 19일로 예정돼 있는 본 사업 규격 공고 후, 3월 둘째주까지 제안서 접수가 마감된다.

 

<백지영 기자> pj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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