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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삼성 앱스토어 ‘성패’, 휴대폰 사업 미래 좌우

윤상호 기자

- 휴대폰 시장, 스마트폰이 견인…스마트폰 시장, 애플리케이션 경쟁으로 전환 중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의 미래를 책임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오픈 마켓 서비스가 정식으로 개시됐다. 이동통신사와의 관계 재정립, 양질의 개발자 확보 등이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 사업이 실패할 경우 향후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 역시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여 사업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삼성전자는 오는 9월14일부터 유럽 지역에서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오픈 마켓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일단 유럽 서비스만…북미·국내 이통사 오픈 마켓 입점 추진=우선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휴대폰용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직거래 장터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Samsung Application Store; http://www.samsungapps.com)’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향후 독일 스페인 등 유럽지역 30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개발자와의 수익배분은 업계 통상 수준으로 알려졌다. 윈도모바일 심비안 안드로이드 등의 OS용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현재 400여개의 콘텐츠가 올라와 있으며 올해 안에 2000개까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사업 성패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 미래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미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이 견인하고 있는 상황.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4096만대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2억8612만대 중 ·14.2%에 달하는 수치다. 세계 휴대폰 시장은 전년동기대비 6.8% 가량 줄어들었지만 스마트폰은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3%가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3% 내외의 점유율로 5위권 밖에 머무르고 있다. 더구나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이미 애플리케이션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부터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노키아 림(RIM) 애플 등은 각각 ▲오비(OVI) 스토어 ▲블랙베리 마켓 ▲앱스토어 등 애플리케이션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상태다. 특히 애플의 경우 애플리케이션 마켓 인기에 힘입어 단기간에 시장 3위로 급부상했다.

◆노키아 애플 등 스마트폰 선두업체, 애플리케이션 마켓 수직계열화 완성=삼성전자의 오픈 마켓 사업은 휴대폰 시장 변화에 따른 능동적 대응이라기보다는 수동적 대응인 셈이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는 콘텐츠 시장 진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삼성전자의 세계 2위 달성은 각국의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이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이같은 관계는 애플리케이션 마켓 사업에서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통신사와 대립되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사업을 우선 유럽에서 진행하기로 한 것은 북미와 국내의 경우 이동통신사가 주도적으로 애플리케이션 마켓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북미와 국내는 이통사가 휴대폰의 1차 구매자이지만 유럽은 오픈 마켓이 더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서비스의 경우 이통사업자가 추진하는 애플리케이션 마켓에 입점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논의 중”이라며 “북미도 통신사업자의 권한이 커 협의가 필요하다”라며 북미와 국내 서비스가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통해 수익을 거두려는 것이 아니고 휴대폰 판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점 형태가 되도 경쟁력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휴대폰 2위 도약 장점, 오픈 마켓서는 걸림돌로 작용=삼성전자의 강점이었던 다양한 폼팩터의 휴대폰도 애플리케이션 확충에는 단점이다. 같은 윈도모바일 OS를 쓰더라도 해상도 등 단말기 사양에 따라 각각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 앱스토어의 성공은 단일 폼팩터라는 점이 컸다. 개발자가 애플리케이션 판매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셈이다. 노키아도 삼성전자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지만 절대적인 단말기 판매량이 많다는 점에서 개발자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다르다. 양질의 개발자를 어떻게 끌어들일지가 숙제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픈 마켓 뿐만 아니라 개발자와 판매자를 위한 특화 사이트 운영 등 삼성전자만의 서비스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에코 시스템은 아직 경쟁사들은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결국 삼성전자의 이번 오픈 마켓 사업 성공여부는 이동통신사와의 관계 재정립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확보 정도가 좌우할 전망이다. 현재 애플리케이션 오픈 마켓 사업 초기인 LG전자 역시 같은 숙제를 갖고 있어 삼성전자의 행보가 국내 휴대폰 사업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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