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통신형 내비게이션 써보니
- 와이브로 탑재한 내비게이션 팅크웨어 아이나비 TZ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금요일 오후 6시, 강남역 부근에서 신촌까지 차를 끌고 간다면 어떤 경로를 택할까. 한남대교 방향으로 직진한 뒤 강변 북로를 타고 마포나 양화대교에서 빠질까? 반포대교를 건너 삼각지와 공덕오거리를 거칠까? 얼마나 아픈 다리를 부여잡고 앉아 있어야할까.
와이브로를 탑재한 통신형 내비게이션 팅크웨어 아이나비 TZ를 써봤다. 와이브로를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받고 가장 빠른 길로 안내하는 게 이 제품의 특징이다. 그런데 강남역에서 신촌 지하철역을 찍으니 평소 한 번도 가지 않은 다소 엉뚱한 경로를 찾는다. 한남대교를 건너 장충체육관 언저리에서 U 턴을 통해 남산순환도로 가란다.
이리가든 저리가든 막히긴 매 한가지라는 생각. 얼마나 빠른 길로 안내하는 지 확인하기 위해 반신반의하며 페달을 밟아 한남대교를 건넌다. 생각보다 길이 덜 막힌다. 차가 많긴 했으나 남산순환로까지 가다서다 반복하지 않고 비교적 불편하지 않게 달릴 수 있었다.
남산순환로로 접어드니 차가 더 없다. 꼬불꼬불한 길을 시원하게 지나쳐 후암동 방면으로 빠지니 서울역이 나타난다. 도심 내에서 약간의 밀림이 있었으나 꽉 막힌 구간은 없었다.
결국 신촌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이 43분. 차가 없는 새벽 시간이라면 20~25분이면 도착할 거리지만 금요일 오후 퇴근 시간에 이 정도 시간이 걸렸다면 굉장히 빨리 도착한 것이다. 통신형 내비게이션의 덕일까? 처음에는 믿지 못했지만 일주일간 차를 끌고 다니면서 확인한 결과 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똑같은 출발지에서 똑같은 목적지를 찾을 때마다 아이나비 TZ는 매번 다른 경로를 제시한다는 것이다. 가끔씩 차량 한 두대만이 지나다닐 만한 골목길로 안내해 운전자를 당황케 하기도 한다. 1시에 출발해 1시 30분에 도착한다고 화면에 나타나면 오차 시간이 5분을 넘기지 않는다. 일주일간 내내 써보니 충분히 아는 길도 내비게이션에 찍고 가게 된다. 덜 막히는 길로 가고 싶기 때문이다.
TPEG도 원리도 이와 비슷하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다. TPEG은 약 15분 전의 정보를 받아 화면에 뿌려준다. 와이브로를 탑재한 통신형 내비게이션은 오차 시간이 5분 이내라고 KT와 팅크웨어는 설명한다. 결국 이 차이가 보다 빠른 길로 안내하게 되는 것이다.
형태 자체는 간소하다. 기존 노트북에 쓸 수 있는 USB형 와이브로 모뎀을 내비게이션 포트에 꽂는 방식이다. 모양새가 다소 우스꽝스럽다고 느낄 수 있으나 운전을 안 할 때는 노트북에도 사용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다.
내비게이션이 켜지면 자동으로 와이브로에 접속되며 간단한 설정을 통해 보다 빠른 길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빠른 길 안내 뿐 아니라 구간 별 소통 정보와 유가정보, CCTV 화면 보기, 웹 접속 등 부가 기능도 다양하다.
그러나 와이브로의 좁은 커버리지는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겠다. CCTV 화면 보기 등 기본 기능에 대한 패킷 사용료는 무료지만 어찌됐건 매달 와이브로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점도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다.
아이나비 TZ는 와이브로 상품에 가입해야만 구입이 가능하다. 2년 약정에 매달 1GB에 9500원. 10만원의 보조금이 제공돼 현재 20만원 중반대면 구입할 수 있다.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무선인터넷을 사용해야 하고, 차량 운전도 해야 한다면 이 제품, 나쁘지 않다.
노트북에선 와이브로를 안 써도 좋으니 와이브로 월 사용료를 5000원 이하로만 낮춰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금제는 다양한 것이 소비자 입장에선 좋겠다. 비슷한 SK텔레콤의 통신형 폰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도 5000원이니까.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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