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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번호이동 757만명…국내 휴대폰 소폭 ‘성장’

윤상호 기자

- 번호이동시장, 전년대비 7.5%↓…승자 SKT·LGT 패자 KT
- 삼성전자 풀터치폰 점유율 60% 달성…LG전자 점유율 30% 달성 실패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지난해 이동통신 번호이동규모가 전년대비 62만명 감소했다. 2007년 88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하락세다. 이는 지난 2008년부터 본격화 된 약정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09년 국내 휴대폰 시장 규모는 약 2350만대로 전년 2324만대보다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월간으로는 사상 최대인 30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가을 들어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 규모를 대폭 축소해 전체 시장 성장 폭을 좁혔다.

애플 ‘아이폰’은 출시 40여일만에 2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려 국내 상륙한 외산 휴대폰 업체 중 가장 성공적인 출발을 기록했다.

◆번호이동시장, 2년 연속 하락…약정제도 효과 본격화=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전체 번호이동숫자는 757만2288명으로 전년대비 7.5%가 감소했다. 지난해 6월에는 번호이동제도 실시 이래 월간 가장 많은 수인 124만9765명이 이통사를 바꿨다. 그 여파로 휴대폰 시장도 역대 최다인 304만대를 기록했다.

번호이동규모는 2005년 전면시행 이후 2007년 880만2235명을 정점으로 2008년 819만129명, 2009년 757만2288명으로 2년 연속 내리막이다. 보조금 약정, 결합상품 등으로 사용자를 최대 2년간 묶어놓는 제도가 자리를 잡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내년 번호이동규모는 750만명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번호이동시장에서 가장 재미를 본 이통사는 SK텔레콤이다. LG텔레콤도 실속을 챙겼다. 하지만 KT는 2007년부터 3년 연속으로 양사에 가입자를 내줬다. SK텔레콤은 KT와 LG텔레콤으로부터 각각 4만8300명과 3만6661명을 유치해 총 8만4961명이 늘어났다. LG텔레콤은 SK텔레콤에는 가입자를 내줬지만 KT에서 6만2593명을 데리고 와 총 2만5932명의 가입자가 증가했다. KT는 경쟁사 두 곳에 모두 고객을 내줘 총 11만893명을 잃었다.

KT는 ‘아이폰’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12월 번호이동시장에서도 1617명의 가입자가 감소했다. KT는 ‘아이폰’ 마케팅 비용 및 보조금을 모두 부담해 결국 애플만 재미를 톡톡히 본 셈이다.

◆삼성전자 부동의 1위…애플 올 휴대폰 시장 ‘다크호스’=지난해 단말기 시장의 경우 2350만대로 추산돼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1203만대를 공급해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점유율은 51.2%다. 삼성전자는 2009년 풀터치스크린폰 535만대 중 320만대를 공급해 6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LG전자는 연초 목표했던 30% 점유율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672만대를 팔아 연간 사상 최대 판매량과 점유율을 올렸다. 점유율은 28.6%다. 팬택은 310만대 가량의 휴대폰을 판매해 13.2%의 점유율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모토로라를 비롯 새로 국내 시장에 진입한 노키아 소니에릭슨 HTC 림(RIM) 등 외산 휴대폰 업체는 모두 부진했다. SK텔레시스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애플은 제품 출시 40여일만에 20만대의 판매고를 기록, 올해 국내 휴대폰 시장의 변수로 등장했다. 애플로 인한 시장 잠식은 삼성전자 보다는 LG전자 팬택과 외산폰 업체 등 2위 이하 업체들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휴대폰 시장의 경우 정부와 이통사의 무선인터넷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스마트폰이 급속히 세를 불려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번호이동시장 안정화에도 불구 소폭 상승이 예측된다. 특히 상반기 SK텔레콤과 KT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어서 단말기 업체들의 특수가 기대된다. 또 80만원대 고가 일반폰의 비중이 줄고 필수 기능만을 갖춘 40만원대 저가폰, 60만원대 중가 풀터치폰, 80만원대 고가 스마트폰 등으로 휴대폰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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