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오라클, 썬 합병 후 전략 엿보기

심재석 기자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오늘 오전 7시(한국시각) 오라클이 썬과의 합병 이후 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유럽연합에서 양사의 합병을 승인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나 봅니다.

이 자리에는 오라클 래리 엘리슨 회장도 참석해 관심을 끌었는데요. 엘리슨 회장 특유의 과감한 멘트들이 많군요.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나는 리눅스를 사랑한다. 하지만 솔라리스가 하이엔드 시스템에는 더 성숙하고 믿을만하다” “우리는 리눅스와 솔라리스를 둘 다 지원하는데 문제가 없다. 그 둘은 다른 시장이 다르다”- 래리 엘리슨

서로 충돌하는 듯 보였던 리눅스와 솔라리스가 이렇게 교통정리되는군요. 지금까지 오라클은 리눅스를 강력하게 후원해 왔습니다. “리눅스는 기간 시스템 운영체제로 문제없다”는 것이 여태까지 오라클의 입장이었습니다. 실제로 오라클은 언브레이커블 리눅스라는 운영체제를 직접 공급해왔습니다.

그러나 솔라리스라는 대표적인 유닉스 운영체제를 손에 넣은 만큼, 굳이 리눅스만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결국 로우엔드에는 리눅스, 하이엔드에는 솔라리스라는 전략으로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저나 오픈솔라이스는 어떻게 될까요.

“나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반대하지 않는다” “오라클은 지난 15년동안 클라우드 컴퓨팅을 해왔다” – 래리 엘리슨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래리 엘리슨의 항복선언일까요? 엘리슨 회장은 대표적인 ‘안티 클라우드 컴퓨팅론자’로 유명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일시적인 유행”이라거나 “클라우드 컴퓨팅은 뜻을 알 수 없는 완전한 횡설수설”이라고 비난해 왔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다음 세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말은 우습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바람이 워낙 거세다 보니, 오라클도 편승하지 않을 수 없게 됐나 봅니다. 그렇다고 “15년 동안 클라우드 컴퓨팅을 해왔다”는 엘리슨 회장의 말이 허언은 아닙니다. 오라클의 그리드 기술이 없다면 클라우드 컴퓨팅도 불가능할테니까요.

마이SQL은 가장 인기있는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다. 버클리 DB가 가장 유명한 오픈소스 DB다. 오라클이 버클리 DB를 더 좋게 만들어왔고, 마이SQL도 그렇게 만들 것이다. -래리 

마이SQL보다 버클리DB가 더 인기 있는 오픈소스 DB라는 게 사실일까요? 이건 좀 뻥(?)이 심한 듯 합니다. 국내 SW개발자 중에 마이SQL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국내 개발자 중에 버클리 DB를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썬은 자바로 돈을 못 벌었다. 오라클은 (미들웨어와 함께) 자바로 돈을 벌 것이다. 우리는 이미 그 방법을 알고 있다” - 래리 엘리슨

그 방법이 무엇일까요? 설마 이미 IT업계 공통의 자산이 된 자바의 사용료를 받는다거나 그러지는 않겠죠? 이 발언을 들은 IBM은 어떤 표정일지 궁금하군요.

“오라클의 2010 비전은 1960년 IBM의 비전과 같다. 그 비전은 IBM을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로 만들었다” – 래리 엘리슨

이건 또 무슨 이야기인가요. 오라클이 메인프레임 사업을 하겠다는 걸까요? 아마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해 완전한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메인프레임처럼 폐쇄된 시스템은 이제 안 통할 것입니다. 이제는 IBM 메인프레임조차 리눅스를 기반으로 운용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이나믹 언어와 모바일 개발을 위한 툴로 넷빈즈에 집중할 것이다” – 토마스 쿠리안

과연 잊혀져 가던 넷빈즈를 오라클이 살릴 수 있을까요? IBM이 지원하는 ‘이클립스’ vs 오라클이 지원하는 ‘넷빈즈’의 대결이 관심을 끌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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