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케팅 비용 규제·실적 부담·전략 단말 지연 ‘삼중고’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잔인한 4월이다. 이동전화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번호이동제도 시행 이후 4월 월간 성적으로는 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마케팅 비용 규제 움직임, 예상보다 좋지 않았던 1분기 실적, 스마트폰 등 전략 단말기 출시 지연 등 ‘삼중고’가 원인이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4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규모는 44만8872명이다. 전월대비 34.0% 감소했다. 44만8872명은 지난 2005년 번호이동제도가 통신 3사로 확대 시행된 이후 가장 낮았던 2006년 4월 32만1286명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4월은 1분기 실적을 마감한 이후 첫 달이기 때문에 통상 경쟁이 그리 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수치가 나온 것은 이동전화 시장 자체가 본격적인 정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방통위의 마케팅비 규제를 앞두고 통신사들이 비용 관리에 들어간 것도 시장 침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통신사들의 전략 스마트폰 출시가 5월과 6월에 몰려있어 경쟁을 앞두고 숨고르기를 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은 좋지 않았지만 LG텔레콤은 실속을 차렸다. 2개월 연속 SK텔레콤과 KT 모두에게서 가입자를 빼앗아 오는데 성공했다. SK텔레콤은 KT에서만 2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데리고 왔다. KT는 8개월째 SK텔레콤과 LG텔레콤 모두에게 이용자를 내줬다.

LG텔레콤은 SK텔레콤에서 6144명 KT에서 1만8240명을 모집해 총 2만4384명이 증가했다. SK텔레콤은 KT에서 2만2448명을 유치했지만 LG텔레콤으로 6144명이 떠나 총 1만6304명이 늘었다. KT는 SK텔레콤과 LG텔레콤에 각각 2만2448명과 1만8240명을 손해봐 총 4만688명이 감소했다.

5월 번호이동시장은 방통위 규제 조건이 회복 여부를 판가름 할 전망이다.

KT측은 스마트폰을 보조금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이 관철될 경우 SK텔레콤과 KT가 스마트폰 대결 2회전을 벌일 것이 확실해 시장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원안대로 규제대상에 포함될 경우 연간 비용 관리가 부담되기 때문에 통신사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4월 번호이동 시장이 하락함에 따라 휴대폰 시장 역시 하락세가 예상된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번호이동시장에 따라 팽창과 위축을 거듭해왔다. 3월 150만대 안팎에서 30% 가량 줄어든 110만대 내외를 기록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4월말 공급을 시작한 삼성전자와 팬택의 안드로이드폰 물량이 변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