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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지 못하는 클라이언트기반 소셜게임, 왜?

이대호 기자

- 게임 안에 머문 소셜기능…외부 이용자 끌어들이지 못해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올해 첫선을 보였던 클라이언트기반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 당초 기대와 달리 시장에서 뜨지 못하고 있다. 클라이언트 기반 SNG는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는 기존 SNG와 달리 파일을 내려받아 설치하는 온라인게임의 형식을 따른다.

현재 클라이언트기반 소셜네트워크게임을 서비스하는 대표적 업체는 넥슨과 한게임으로 각각 ‘넥슨별’과 ‘내맘대로Z9별’을 서비스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정보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이 두 게임은 PC방 사용량 150위 안에 없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여성이용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여성들은 코어유저(게임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는 이용자) 비중이 남성들에 비해 작다. 때문에 PC방 사용량 기준이나 시장반응에서 여타 게임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게임 ‘내맘대로Z9별’은 여성비율이 거의 70%대다. 이정도면 온라인게임 중에선 여성 최대 비율이라 봐도 될 수준이다.

하지만 여성비율이 60%에 달하는 댄스게임 ‘오디션’이 전체 온라인게임 순위 10위권에 꾸준히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의 이유가 딱히 여성비율이 높은 것에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클라이언트기반 SNG, 기존과 무엇이 다른가=클라이언트 기반 SNG는 게임 내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갖췄다. ‘내맘대로Z9별’은 네이버 블로그와 연동되고, ‘넥슨별’은 별로그라는 자체 서비스를 갖췄다. 이러한 웹서비스는 게임의 이용자를 위한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이용자가 게임에 들어와야 SNS를 통해 상대방과 친분을 쌓을 수 있다는 얘기다. SNS 파급력이 게임 내부에 한정된다. 즉 게임을 즐기려고 접속한 이용자가 아니면, 인맥 쌓기가 어렵다.

미국에서 발원된 SNG와는 시각차이가 크다. SNS플랫폼 위에서 SNG가 돌아가면서, SNS를 즐기는 이용자가 자연스레 게임에 유입되는 것과는 과정이 반대다.

예를 들면, 미국발 SNG는 각자 집 앞마당에서 축구를 즐기다 옆집 그리고 동네 누구네 집 앞마당에서도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인맥이 쌓이면 다른 동네, 타 지역 누군가의 집 앞마당에서 같이 축구를 즐길 수 있다.  

반대로 클라이언트 기반 SNG는 월드컵 경기장에서 축구를 하는 격이다. 경기장 안에서 많은 사람들과 축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목을 즐길 수 있지만, 그 경기장을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게임 안에 머문 소셜기능, 외부와 연동은?=일단 클라이언트 기반 SNG는 큰 스케일을 지녔다. 수천종의 아이템과 아바타, 각종 콘텐츠는 기존 플래시로 만들어진 SNG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두 게임이 시장에서 겨루고 있는 여타 온라인게임과 비교하면 특이할 것이 없다. 오히려 기존 SNG에서 보던 채집과 나무베기 등의 단순한 게임 진행이 남성이용자를 사로잡지 못한 측면도 크다. 또 차별화로 내세운 소셜기능이 외부 이용자 유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SNG를 서비스하는 안철수연구소 사내벤처 고슴도치플러스 송교석 팀장은 “SNG는 평소 게임을 안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게임”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SNG에서 실제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SNG는 게임이라기보다 상호작용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 타깃 유저층도 넓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넥슨별’과 ‘내맘대로Z9별’가 가진 현 구조로는 게임에 관심 없는 외부 사람을 끌어들일 수 없다. 업체들은 이용자 유입을 위해 외부 SNS를 활용하기보다, 내부 소셜기능 및 콘텐츠를 보강해 나름의 강점을 더욱 부각시킬 예정이다.

넥슨의 최현우 실장은 “일단 넥슨별이라는 타이틀 자체에 집중하고, 외부 SNS와 연동은 최종 목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게임 역시 ‘내맘대로Z9별’을 소셜게임보다 캐주얼 역할수행게임(RPG)으로 보고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어찌 보면 두 게임은 온라인게임 종주국에서 태어난 한국형 SNG다. 꼭 외부 SNS와 연동이 정답은 아니다. 자체 게임콘텐츠로 승부를 벌일 두 게임은 올 여름 강한 프로모션을 통해 한 번 더 이용자 확보를 노린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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