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달 중 010 번호통합과 관련된 정책을 마련할 예정인 가운데 통신사업자마다 010 번호통합에 대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8일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010 번호정책 쟁점진단 및 대안모색’ 토론회에 참석한 통신3사는 통합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원론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시점이나 속도 등 구체적인 사안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이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하성호 SK텔레콤 상무는 "정책의 취지였던 번호브랜드화는 이미 많이 해소됐다"며 "이용자의 반발이 큰 상황에서 조기 강제통합은 손실이 크다"고 주장했다.
하 상무는 "3~4년내에 강제로 통합할 만큼 시급한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이용자 불편, 반발 등을 고려할 때 번호통합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010으로 번호통합이 조기에 이뤄질 경우 01X 가입자들을 3세대로 전환시키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현재 SK텔레콤의 01X 가입자는 600여만명으로 KT 101만, LG유플러스 170만 등에 비해 월등히 많다. 충분히 망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이고 011 고객의 경우 번호이동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SK텔레콤은 천천히 번호통합이 이뤄지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01X 가입자가 가장 적고, 모든 가입자를 3G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KT는 입장이 전혀 다르다.
공성환 KT 상무는 "01X 번호와 관련 SK텔레콤의 점유율이 70%가 넘는다"며 "여전히 번호와 관련해 불공정경쟁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공 상무는 "정부정책의 신뢰성, 소비자 선택권 확대, 시장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010 통합정책은 조속히 시행되고 명확한 시점이 제시돼야 한다"며 "구체적인 일정이 제시돼야 전환율도 높아질 수 있고 소비자 편익도 확대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통합과 관련해 조속한 추진 또는 현실적 대안마련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기존 정책의 지속여부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도 KT와 비슷한 입장이다.
김형곤 LG유플러스 상무는 "이미 7~8년전부터 시행돼온 정책을 이제와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지금 논의해야 할 것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지 지금 포기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마음이 약해서 시점을 정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번호통합은 가야할 정책이고 어떻게 갈 것인지 정부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아직 900만 가까이 01X 가입자가 남아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통합은 어렵겠지만 정부가 명확한 시점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01X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SK텔레콤과 그렇지 못한 KT, LG유플러스간에 입장차이가 날 수 밖에 없어 과연 어떤 사업자가 정책의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